[CEO밀착취재]"어려울때 최선"…LG애드 이인호 사장

입력 2001-09-03 19:27수정 2009-09-1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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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애드 이인호(李仁浩·59) 사장은 며칠전 여름 휴가에서 돌아오자마자 사장실 크기를 3분1 가량 줄였다. 경기침체 여파로 광고업계 사정이 나빠진 점을 고려해 사장부터 솔선해서 경비 절감에 앞장서겠다는 각오를 한 것. 몇몇 임원들이 뒤이어 업무 공간을 줄였다.

직원들은 긴축경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바짝 긴장했다. 하지만 제작과 관련된 비용은 전혀 줄지 않았다. 경영진은 연구 교육비와 출장비, 급여 등도 예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당장 수지를 맞추기가 힘들다고 제작비를 줄이면 광고의 품질이 떨어질 것이고, 이렇게 되면 결국 고객인 광고주로부터 외면받게 된다”며 “사장실을 줄인 것은 광고의 본질과 상관이 없는 쪽에서 절약해 제작비를 조금이라도 더 지원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광고 대행사의 최대 자산은 ‘창의력(Creative)’이라는게 이 사장의 지론. 그는 “참신한 아이디어는 의욕과 자존심에서 나온다”며 “광고 대행사의 CEO는 유능한 일꾼들이 마음놓고 창의력을 발휘할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이 사장은 우수 직원들을 표창할 때 수상자가 단상에 오르도록 하고 자신은 단하에서 상을 준다.

이 사장은 1970년 LG에 입사한 이래 그룹 최초의 홍보과장과 홍보담당 임원을 지낸 정통 홍보맨 출신. 요즘 각광받고 있는 CCO(Chief Communication Officer)의 원조격이다. 책상 서랍 안에 70년대 중반의 ‘홍보과장’ 명패를 보관하고 있을 정도로 자신이 걸어온 길에 애착을 갖고 있다.

그는 94년 LG애드 부사장 시절 럭키금성 그룹이 명칭을 LG로 바꾸면서 시도한 CI(기업 이미지 통합) 작업을 현장에서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당시 ‘사랑해요 LG’ 카피는 국민적 유행어가 될 정도로 크게 히트했다.

이 사장은 “단 한 줄의 짧은 카피가 얼마나 큰 위력을 갖는지 실감한 계기였다”며 “직장의 얼굴을 훌륭하게 가꾸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튀면서도 품위를 지키는 광고’를 좋은 광고로 꼽는다. “좋은 옷, 비싼 옷을 입어야 ‘베스트 드레서’로 뽑히는 것이 아니듯 광고도 ‘엽기적’으로 튀기만 한다고 해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유분방함 속에서도 광고의 기본을 지키며 진실을 제대로 담아야 설득력을 갖지요”

올해의 극심한 불황국면은 광고 완성도를 높이는 전략으로 정면 돌파할 작정. “흔히 ‘광고 물량이 줄어드니 일을 덜 해도 되겠지’ 하는 생각을 하기 쉽지만 이런 때일수록 광고 한편 한편에 더 많은 정성을 기울여야 합니다. 진정한 동반자라면 광고주가 어려울 때 최선을 다하는게 당연하지요”.

이 사장은 “2002년 월드컵은 국내 광고업계가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창의력을 무기삼아 특히 이벤트 등 프로모션 분야에서 월드컵 특수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LG애드 이인호사장 프로필▼

△1942년 충남 청양 출생

△1965년 연세대 심리학과 졸업

△1970년 금성사 입사

△1983∼1989년 LG 기획조정실 이사 및 상무이사

△1989∼1996년 LG애드 전무이사 및 부사장

△1996년 LG애드 사장

△광고관(觀):“좋은 광고란 진실을 담은 광고, 제품을 팔리게 하는 광고, 볼때마다 새롭고 재미있는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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