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자민련 내각철수?…당사자들 “자리에 연연안해”

  • 입력 2001년 9월 3일 18시 39분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 해임건의안이 처리됨에 따라 자민련 출신 장관들의 내각 철수 문제가 당장의 현안으로 대두됐다. 내각 철수는 DJP가 공식으로 결별을 선언하는 의미가 있고, 곧바로 당정개편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

▽자민련 출신 각료들의 반응과 표정〓정우택(鄭宇澤) 해양수산부장관과 김용채(金鎔采) 건설교통부장관 등 자민련 출신 장관들은 이날 내내 JP의 의중을 헤아리느라 부심했다.

이날 오전까지도 JP가 “가만있어라. 우리가 아무 말 안해도 틀림없이 저쪽(청와대와 민주당)에서 먼저 얘기가 나올 것이다. 앞으로 저쪽이 어떻게 하는지 보면 된다”며 ‘속시원한 답’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외출장 중에 JP로부터 “곧바로 귀국하라”는 전화를 받고 이날 오전 귀국한 정 장관은 “일단 국무위원으로서 할 일을 다하고 정치적 결정에 따라 그만두라면 그만두는 것 아니냐”며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김 장관도 “장관직 하루 이틀 더하는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 당인으로서 당의 뜻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 장관 해임건의안이 가결되고 이적의원 4인이 탈당하는 상황으로 치닫자 이들은 결심을 굳힌 듯 “내일 오전 상황을 지켜보라”며 이 총리와의 동반 사퇴를 기정사실화했다.

정 장관은 “김 명예총재가 (장관직에) 있으라고 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고, 김 장관도 “내일 국무회의가 끝난 뒤 자민련 출신 장관들이 총리실에 모여 행동을 같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JP의 추천으로 입각한 한갑수(韓甲洙) 농림부장관도 이 총리 등과 거취를 함께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추경예산안 처리결과만 지켜본 뒤 해임건의안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은 채 정부중앙청사로 향했다. 이 총리는 해임안이 가결된 직후 김덕봉(金德奉) 공보수석비서관을 통해 자신의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이 총리는 표결 불참에 대해선 “국무위원을 임명 제청한 총리로서 신의를 다해야 하는 책무와 자민련 소속의원으로서 당론에 따라야 할 의무는 상호간에 완전 모순되므로, 표결 불참만이 이 모순을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는 선택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윤승모·이철희·부형권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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