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호남고속도 주암면 톨게이트 “이름이 없네”

  • 입력 2001년 8월 22일 19시 43분


호남고속도로를 타고가다 전남 순천시 주암면 톨게이트에 들어서는 외지인들은 순간 어리둥절해진다.

출입구 지붕에 톨게이트 명칭을 알려주는 간판이 설치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보성이나 장흥, 고흥 등지로 가려는 외지인들은 5년째 이름없이 운영되는 이 톨게이트 때문에 매표소 직원에게 행선지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96년 12월 호남고속도로가 4차선으로 확장되면서 영업을 시작한 이 톨게이트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정식 명칭이 없는 것은 주암면 주민들과 송광사간의 갈등 때문이다.

도로공사측은 영업 시작 당시 ‘송광사’로 명칭을 정하고 간판을 내걸었으나 주암면 주민들이 “톨게이트가 들어선 지역은 주암면 땅인데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주암호를 알리기 위해서라도 명칭을 ‘주암’으로 고쳐야 한다”고 반발해 마찰이 빚어졌다.

이에대해 송광사측이 “이 톨게이트를 이용하는 차량의 30% 정도가 사찰을 찾고 있다” 며 “전국의 다른 톨게이트도 지명이 아닌 사찰 이름을 딴 곳이 있어 주민들의 주장은 타당성이 없다”고 맞서자 도로공사측은 민원이 야기될 것을 우려해 97년 2월 간판을 내렸다.

도로공사 호남지역본부 관계자는 “현재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 주암과 송광사가 모두 들어가는 영업소로 명칭을 정할려고 했으나 이마저도 면민들은 ‘주암·송광사’로, 사찰측은 ‘송광사·주암’으로 해줄것으로 고집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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