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재테크수기]단칸 월세방서 20년만에 아파트 계약

  • 입력 2001년 8월 22일 18시 33분


그 때를 아십니까.

월급날은 멀어 보여도 월세를 내는 날은 빨리오던 시절. 월급 봉투 받으면 다른것 다 제쳐두고 월세금 먼저 챙기던 시절….

처음 장만한 아파트 입주를 두달 남겨두고 어머님과 함께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새삼 눈시울을 적시게 된다.

지금은 세입자의 권리가 많이 나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집주인은 ‘무시무시한’ 특권을 가지고 있었다. 월세방을 보러가면 “아들 형제가 있으면 시끄럽고 어머님 혼자 벌어 월세를 내야 하니 제때 월세를 내기 힘들지 않느냐”며 퇴짜를 놓기 일쑤였다.

월세를 살며 어려운 살림에 큰맘먹고 고기라도 한번 먹으려면 집주인부터 챙겨야했다. 통합고지 되어 주인이 계산하여 내라는 물세 전기세에 대해 많다 적다 소리도 내지 못했다.

그 때는 왜그리 말한마디 못하고 살았는지.

우리 집은 20여년간 단칸방 월세에 살았다. 우리 형제가 둘다 취업하고 나서야 900만원 방두칸 전세집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우리에게는 집은 단순히 주거공간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다녀온 모델하우스만 50군데가 넘는다. 청약예금에 가입하고 결혼후 맞벌이를 하며 내집마련 계획을 세웠다.

드디어 99년 3월 대한주택공사가 짓는 용인의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평수는 크지 않지만 값이 싸고 공사기간이 길어 잔금까지 돈을 준비할 시간이 길어 좋았다.

당첨이 된후 너무도 기뻐 계약일에는 월차휴가를 냈다. 분양을 못받은 형님은 급매로 나온 분양권을 웃돈을 주고 사 우리 형제는 한 단지안에 살게 돼 더욱 기쁘다.

정지범(31·회사원·경기 용인시 죽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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