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월드]'닮은 꼴' 여성 대통령 메가와티-아로요 만나

  • 입력 2001년 8월 21일 18시 43분


서로 ‘자매’라고 부르는 동남아시아의 두 여성 ‘닮은 꼴’ 대통령이 21일 취임 후 처음 만나 굳은 악수를 했다.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날 첫 외국 순방에 나서 필리핀 마닐라에서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과 만났다.

두 사람은 대통령의 딸로 54세 동갑이며 세 자녀를 두고 있고 경제난 및 반군문제 등 국가적 현안을 안고 있는 점 등 공통점이 많아 그동안 화제가 돼 왔다.

아로요 대통령은 20일 측근들에게 선친 디오스다도 마카파갈 전 대통령이 재임 중 메가와티 대통령의 선친 수카르노 전 대통령과 형제처럼 지냈다며 “나와 메가와티 대통령 역시 자매나 마찬가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메가와티 대통령 역시 출국에 앞서 “어린 시절 아버지의 손을 잡고 마닐라를 방문해 말라카냥궁(대통령궁)에서 놀던 기억이 새롭다”고 회상했다.

메가와티 대통령을 만난 아로요 대통령은 “모로 이슬람 반군이 오랜 기간 분쟁을 벌여왔으나 최근 인도네시아의 적극적인 중재에 힘입어 평화협상의 길로 들어섰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아체주 및 이리안자야에서 내전을 겪고 있으며 필리핀 역시 민다나오 등지에서 분쟁이 계속되고 있어 두 정상은 머리를 맞대고 분쟁 해결방안을 숙의하기도 했다. 이들 두 대통령은 부통령 재임 중 각각 조지프 에스트라다 전 필리핀 대통령과 압두라만 와히드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부패 스캔들로 탄핵된 후 군부의 지원을 받아 대권을 차지한 것도 공통점이다. 아로요 대통령은 올 1월, 메가와티 대통령은 7월 취임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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