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국내자동차 세계무대 쾌속 질주

  • 입력 2001년 8월 19일 19시 18분


현대 기아 대우 등 국내 자동차회사들이 세계 무대에서 쾌속질주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현대자동차가 캐나다시장에서 크라이슬러 폴크스바겐 닛산 등을 제치고 판매 ‘빅5’에 들기도 했다.

판매차종도 ‘마티즈’ ‘엑센트’ 같은 소형차는 물론 ‘XG300’ ‘옵티마’ 같은 중형차나 ‘티뷰론’‘싼타페’처럼 스포츠카, SUB(스포츠유틸리티차량) 등으로 다양해졌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시장에서 팔린 국산자동차는 모두 78만대. 수출가격으로만 따져도 64억5000만달러어치다.

현대차의 유종진 이사는 “많은 소비자들이 국산차와 수출차는 같은 차종이라도 완전히 다른 품질로 알고 있다”며 “해당국가의 기후여건이나 수입기준을 감안해 부분적으로 보강하는 수는 있지만 둘 다 똑같은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지는 같은 제품”이라고 말했다.

해외 현지판매법인의 마케팅능력도 있지만 그 나라의 지형, 국민성, 소득수준 등에 따라 잘 팔리는 차종이 제각각이다.

▽북미〓미국은 1년에 1700만대의 차량이 팔리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시장. 현대차는 새로 내놓은 싼타페와 XG300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올들어 7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가 30%나 늘었다. 특히 ‘싼타페’는 미국의 유력한 품질조사기관인 ‘오토퍼시픽’의 소비자만족도 조사결과 동급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워싱턴포스트지는 “XG300은 커브길에서 회전안정감이 토요타의 캠리를 능가한다”고 평가했다.

한국 자동차의 얼굴역할을 해온 쏘나타는 컨슈머리포트지가 동급 경쟁차인 폴크스바겐의 파샤트, 혼다의 어코드,시보레의 말리부 등 10개 차종을 비교조사한 결과 부드러운 엔진, 편안한 주행, 충돌 안정성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전체적인 제품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캐나다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국산차는 아반떼XD. 이밖에 싼타페 그랜저XG 등의 판매호조로 현대차는 지난달에만 모두 5509대의 승용차를 판매해 5위권에 들었다.

▽유럽〓현대차 ‘라비타’는 개성이 강한 유럽시장을 겨냥해 설계돼 올 하반기 대표모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또 독일에서 인기를 끈 스포츠카 ‘티뷰론’의 후속모델인 ‘GK’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대우차는 미국보다 유럽시장에 강하다. 대우차 관계자는 “최근 국내사정으로 전반적인 수출물량이 대폭 줄었으나 유럽에서 소형차 ‘마티즈’의 인기만큼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기아차의 레저차량인 ‘카니발’은 7월 이후 이전 모델인 ‘스포티지’를 앞서갈 만큼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다.

▽호주〓8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차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던 시장이었으나 지금은 현대차가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일부 일본의 메이커는 한국차에 밀려 완전 철수했다. 특히 ‘베르나’의 인기가 높다. 지난해 11월에는 토요타의 ‘에코’ 등을 물리치고 호주 전역의 주요 소비자단체들이 선정한 ‘올해의 차’에 뽑히기도 했다.

▽기타〓현대차 ‘상트로’와 ‘엑센트’는 현지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델이다. 이들 차량은 동급 차량시장에서 각각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산유국인 중동에서는 ‘EF쏘나타’ 같은 중대형 차량이 많이 팔린다. 중국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졌지만 아직은 한국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김광현기자>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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