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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8월 16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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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시즌 프로야구 판도가 안개 속에 싸여 있다. 개인타이틀에선 경기를 치를 때마다 순위가 뒤바뀌고 포스트시즌 진출권인 4위 진입을 위한 팀간 하위권다툼도 사상 최대의 접전이 펼쳐지고 있어 팬들의 흥미를 부추기고 있다.
먼저 가장 볼만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홈런왕 부문.
롯데의 ‘수입갈매기’ 호세(28개)와 삼성 이승엽(27개)이 1개 차로 치열한 경합을 하고 있다. 시즌 초부터 선두권을 유지해온 둘은 최근 번갈아 홈런을 때려내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선두다툼중이다.
파워와 기술을 두루 갖춘 둘의 싸움은 시즌 막판까지 가야 윤곽이 드러나겠지만 삼성 이승엽은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굳어진 상태라 호세보다 한결 홀가분하게 기록에 몰두할 수 있는 유리함이 있다.
타격부문 역시 접전지역. ‘해외파’인 SK 에레라(0.359)와 호세(0.354), 한화 데이비스(0.342)가 나란히 1, 2, 3위를 달리고 있고 ‘토종파’ 심재학(0.339)과 전준호(0.334)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투수부문에선 이례적으로 구원투수인 LG 신윤호가 과연 다승왕을 차지하느냐가 관심거리. 동점상황에서 자주 등판하는 신윤호는 12승 가운데 11승을 구원승으로 채우고 있다. 다승 1위인 그는 19세이브포인트로 구원 3위에도 올라 있어 다승왕과 구원왕을 동시에 거머쥘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선발투수 삼성 임창용(11승)과 롯데 손민한(11승)이 불과 1승차로 뒤쫓고 있어 쉽게 승부를 점치긴 힘든 상황.
개인타이틀 싸움도 볼 만하지만 각 팀간의 페넌트레이스 4위싸움은 더욱 흥미를 자아낸다. 삼성 현대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가운데 마지막 한자리를 놓고 5개팀간의 피말리는 접전이 계속되고 있다.
4위 한화와 꼴찌 LG간의 승차는 불과 3게임차. 관례로 봤을 때 매년 이맘 때면 7, 8위는 결정되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어느 팀도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버릴 수가 없다. 연승 한번만 하면 단숨에 4위까지 치솟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
꼴찌에서 헤매던 롯데는 최근 3연승으로 7위에 올라섰고 이종범이 합류한 기아도 2연승으로 4위 한화와의 승차를 없앴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