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바닥은 어디냐?"…D램가 엇갈린 논쟁 가열

  • 입력 2001년 8월 9일 11시 01분


D램가 전망을 놓고 국제분석기관의 바닥권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메릴린치증권은 공급 하락으로 D램 가격이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UBS워버그증권은 PC 수요 부진등을 내세워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대조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와 데이터퀘스트도 이날 잇따라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메릴린치증권 ▼

메릴린치증권은 8일 D램시장에서 공급이 줄어들고 있어 앞으로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난주 밝힌 반도체시장 바닥론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메릴린치의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인 조 오샤는 "지난 2일까지의 주간 D램가격이 처음으로 보합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 몇달간 D램 가격이 소폭 하락할 수도 있지만 어느정도 안정세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메릴린치는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서 반도체 시장에서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며 바닥권을 탈출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UBS워버그증권 ▼

UBS워버그증권은 이날 최근의 시장상황으로 미뤄 D램 경기는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메릴린치증권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UBS워버그는 "지난 6월 대만의 머더보드 출하가 전달수준에 그쳐 PC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징후를 찾아볼 수 없으며 재고수준도 지난달말 기준으로 4주분량 이상에 달하는 등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D램의 가격도 128메가의 경우 지난 5월말의 2.50달러에서 지난달말에는 1.50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UBS워버그는 D램 관련업체들의 주가는 지난달 평균 8.9% 상승에 그쳐 지난해의 37.2% 상승에 비해 저조한 실적을 나타내 시장상황을 반영했다고 분석했다.

▼IDC ▼

IDC는 세계 반도체 시장이 오는 2005년까지 부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IDC는 전세계 반도체 매출이 감소하는 것은 PC매출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며 극심한 PC수요 부진으로 올해 PC매출은 사상 최초로 전년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IDC는 이에 따라 올해 반도체 실적은 38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120억달러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IDC는 특히 PC수요 부진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반도체 부문은 PC용 메모리반도체 분야로, 올해 매출 규모는 273억달러로 386억달러였던 전년보다 24%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IDC는 올해 마이크로프로세서 매출은 전년의 271억달러에서 222억달러로 감소할 것이며 D램의 경우 전년보다 반절가량 준 66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밖에 미국의 반도체 출하량은 이미 하향 조정된 예상치를 맞추겠지만 아시아지역은 이전의 예상보다 더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IDC는 덧붙였다.

▼데이터퀘스트 ▼

미국의 IT전문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도 반도체 시장상황이 극심한 침체를 보이고 있어 올해 매출 전망치를 공식적으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데이터퀘스트는 올해 반도체 매출 전망치를 지난해의 2265억달러에 비해 25.8% 감소한 1682억달러로 낮추었다고 말했다.

데이터퀘스트는 앞서 올해 반도체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7%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내년에는 13%의 성장률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었다.

데이터퀘스트는 "PC와 이동전화단말기에 대한 계절적인 수요증가 국면이 아직 현실화되고 있지 않으며 업체들에 쌓여 있는 재고물량이 아직도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반도체업계와 시스템 관련업체들의 경기현황은 지난 2.4분기 중에 바닥권을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데이터퀘스트는 덧붙였다.

지난 2.4분기에 반도체를 사용하는 핵심 응용기기들의 판매실적은 모두 크게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PC 출하대수는 3040만대로 일년전에 비해 1.9% 줄어 연간 비교 기준으로 사상최초의 감소세를 나타냈고 통신용 반도체의 수요는 일년전보다 무려 45% 줄어들었으며 워크스테이션의 출하대수도 14.6% 감소했다.

데이터퀘스트는 2.4분기에 반도체매출이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19.5%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으며 3.4분기에도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동항에 따라 소폭 감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종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