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톱타자’ 정수근 흔들…신예 라이벌들 대거등장

  • 입력 2001년 8월 2일 18시 52분


프로야구 최고의 톱타자는 누구일까.

전반기까지만 해도 이 부문에 관한 한 이견이 없었던 게 사실. 기아로 돌아온 ‘바람의 아들’ 이종범이 일본에서 활약하는 동안 ‘대도 위임장’을 받은 두산 정수근은 공격-수비-주루의 삼박자를 갖춘 만능 플레이어로 명성을 이어갔다. 사상 최초의 6년 연속 40도루를 눈앞에 두고 있는 그는 올해도 전반기에만 37도루에 타율 0.302를 기록, 타격은 6위(0.333)이지만 도루는 18개에 머물고 있는 현대 전준호를 근소하게나마 앞서나갔다.

그러나 정수근은 지난달 들어 43타수 7안타의 1할대 타율로 급격하게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 시즌 타율을 0.285로 까먹었고 트레이드 마크인 도루는 후반기에 2개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타 구단에선 새로운 톱타자가 대거 등장, 정수근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가 삼성 강동우. 신인시절이던 98년 타율 0.300에 22도루를 기록했지만 부상으로 2년을 쉬었던 그는 후반기 들어 팀이 8연승을 하는 동안 거의 5할에 가까운 27타수 13안타에 8타점 7득점의 맹활약을 펼치며 재기에 성공했다. 7월28일 해태전에선 동점홈런과 연장전 결승홈런을 터뜨리는 등 1번타자이지만 장타력도 겸비했다는 평가.

롯데의 고졸 2년생 김주찬도 눈길을 끄는 선수. 6월까지만 해도 교체 내야수에 불과했던 그는 7월 들어 8경기 연속 도루를 성공시키면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고 김명성감독이 타계한 뒤 4경기에선 17타수 9안타에 2타점 6득점의 맹타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기아 김종국은 이종범을 3번으로 밀어내고 꿋꿋이 톱타자를 지키는 경우. 7월 타율 0.328에 12득점 5도루를 기록, 당장에 이종범이 1번을 맡아도 이 정도 성적을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이밖에 LG는 유지현 대신 톱타자를 맡고 있는 김재현이 7월 타율 0.347을, SK는 조원우가 최근 5경기에서 20타수 9안타의 고공 비행을 하고 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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