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반도체 부진 탓 산업생산 2.7% 감소

  • 입력 2001년 7월 27일 18시 24분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급감하면서 6월중 산업생산이 98년 10월 이후 2년8개월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통계청은 27일 내놓은 ‘6월중 산업활동 동향’에서 지난달 산업생산활동이 작년 6월보다 2.7% 줄었다고 밝혔다.

◇2·4분기중 산업활동 동향 (단위:%, 전년동월대비)
4월5월6월2·4분기전체
생산 5.6 2.3-2.7 1.7

출하

내수 3.7 1.3 2.8 2.6
수출 4.4-1.1-5.5-1.0
도·소매판매 4.0 4.8 4.1 4.3
설비투자 -5.8-5.3-2.9-4.7
건축허가면적-17.656.051.522.7
(자료:통계청)

6월중 반도체 생산은 작년 6월보다 16.1%나 줄어들어 산업생산이 감소세로 돌아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수출과 설비투자는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휴대전화와 승용차가 상대적으로 잘 팔려 내수용 소비재 출하는 지난해 6월보다 13.4%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실물 경제지표가 뚜렷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수출 급감, 생산활동 타격〓반도체 경기불황이 한국경제 전체에 어두운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6월 반도체 생산(물량기준)은 5월보다 12.3%나 줄었다. 반도체 생산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96년 10월 -0.3%를 제외하면 90년 3월 -13.9% 이후 처음 있는 일. 11년3개월만에 반도체 산업 불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산업생산에서 반도체를 제외하면 6월중 생산은 1년 전보다 2.3% 늘었다.

6월중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달보다 0.6%포인트 낮은 74.2%로 나타났다.

▽생산위축에도 내수소비는 그나마 살아〓수출과 설비투자 지표는 나쁘지만 내수는 회복세를 이어갔다. 정부의 경기대책이 힘을 발휘하면서 내수소비는 살아있다는 것. 휴대전화나 자동차 출하가 늘면서 내수용 소비재출하는 전년 동월보다 13.4% 증가했다. 휴대전화는 작년보다 2.5배나 더 팔렸다. 승용차와 정수기도 각각 25.8%와 37.1%씩 출하가 늘었다.

▽4% 성장, 물 건너가나〓6월 생산활동 지표로 보면 하반기 경제도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출과 투자가 부진한 상황에서 그나마 내수가 한국경제를 받쳐주고 있지만 수출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수진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 재경부엔 2·4분기 경기지표들이 예상대로 좋지 않게 나타나자 올해 성장률 4% 달성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느냐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박화수(朴華洙)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현재 경기상황을 나타낸 동행지수는 전달보다 0.4포인트 감소했으나 건축허가면적이 늘고 내구소비재 출하지표가 좋아 선행지수는 다소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당수 민간전문가들은 △7월중 수출이 여전히 어렵고 △미국경기 회복이 더디며 △내수회복만으로는 성장률 회복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들어 하반기 경제가 예상보다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최영해·박중현기자>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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