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 하락 원인과 전망

  • 입력 2001년 7월 23일 19시 06분


<<종합주가지수가 급락해 520대로 주저앉았고 코스닥지수는 석달 반만에 전저점을 하향 돌파했다. 7월 들어 계속된 증시 침체의 원인과 전망을 거래소와 코스닥으로 나눠 살펴본다.>>

▽거래소〓주도주의 공백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이 주가 하락의 두 원인으로 꼽힌다.

주도주의 공백은 올해 상반기를 이끌었던 자동차 건설 보험 등 ‘구경제 관련주’의 부진에 기인한다. 7월 들어 현대차 LG건설 두산중공업 현대종합상사 현대미포조선 등 상반기 상승세를 이끌었던 구경제 종목이 6월 고점 대비 20%가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실적이 크게 나빠진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주도주’로서 새로운 투자 매력도 보여주지 못함에 따라 이미 형성된 높은 주가를 견디지 못하고 하락하기 시작한 것. 신경제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구경제주가 반년을 버티지 못함으로써 당분간 주도주 없는 상황이 계속될 전망이며 증시의 반등도 한동안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최근 두드러진 외국인투자자의 매도 공세도 증시 하락의 주범이다. 표에서 나타나듯 4, 5월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매수해 지분이 높아진 종목들은 지난 수년간 주도주 역할을 했으나 7월 들어 예외없이 주가가 하락했다. 하나은행 LG전자 현대모비스 등 과거 외국인들의 ‘사랑’을 받던 종목은 특별한 악재 없이 ‘외국인이 판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 이는 곧 시장 상황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것을 보여준다.

SK증권 현정환 선임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가 계속 차익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지수 510까지의 추가하락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4,5월 외국인 보유종목의 최근 주가 등락률

(단위:%)

종목4월10일∼5월29일

외국인 지분 증가율

최근 주가

등락률

하나은행13.9-17.9
LG전자10.5-7.8
현대모비스7.6-14.3
동양제철화학7.6-14.3
효성5.7-7.0
삼성증권4.7-18.1
현대산업개발4.4-18.1
현대자동차4.4-18.0
주택은행4.3-17.9
한솔제지4.3-17.9
※최근 주가상승률은 7월1∼20일 기준

▽코스닥〓4월4일 코스닥시장의 전저점(64.34)이 붕괴된 것에 대해 시장 관계자들은 ‘향후 전망이 밝지 않다’며 상당한 불안감을 드러내 보였다. 개인이 순매수세를 유지하긴 했지만 오후 들어 투매양상까지 보이면서 하한가 종목이 80개에 이르렀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전저점을 깬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 하락을 염두에 둬야 하지만 그렇다고 무분별한 투매에 나설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대증권 유용석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경기부진이 아시아국가의 수출부진으로 인한 기업실적 악화로 이어지는 양상”이라며 “대부분의 종목이 수출대기업의 하청관계인 코스닥 종목의 특성상 개별 기업의 수익성에 점차 의문을 갖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교보증권의 최성호 책임연구원은 “4월 이후 상승폭을 모두 까먹은 상황으로 향후 지지선을 설정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나스닥시장뿐만 아니라 일본 닛케이지수도 이날 연중 최저치를 기록해 외부 환경도 그리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상황이 특별히 새로운 악재가 생긴 것이 아니어서 심리적 저항선이 설정된 60선 초반에서는 최소한 기술적 반등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SK증권 강현철 애널리스트는 “코스닥지수를 항상 끌어왔던 다음 새롬기술 등 일부 닷컴 종목이 상대적인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술적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현진·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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