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生保 가입 '1인1건' 시대로

  • 입력 2001년 7월 19일 18시 51분


최근 임신한 회사원 이모씨(29·여)는 한 생보사에 일부러 전화를 걸어 종신보험을 가입했다. 매월 11만4000원꼴로 내는 이 종신보험은 무배당으로 사고시나 사망시 2억여원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이씨는 “임신을 하고 나니 행여 내가 잘못되면 아기의 생계가 어떻게 될까 걱정이 됐다”며 보험가입 이유를 밝혔다.

자발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이들이 크게 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사고 위험이 상존하는데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고조되고 있기 때문.

아이를 가진 부모가 어린이보험이나 교육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경우가 별로 없을 정도로 보험은 생활에 필수품이 되고 있다. 과거 주위 보험설계사 때문에 억지로 가입했던 저축성 보험은 점유율이 30%대에 불과할 정도로 점점 매력을 잃고 있다. 생명보험 업계도 설계사를 대폭 정리하면서 과거 저축성 보험에 초점을 맞추던 영업전략을 서서히 보장성 보험으로 바꾸는 추세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민영보험 50여년만이 지난 3월 국내에 영업중인 생명보험사들의 보험보유계약수가 5000만건을 최초로 넘어섰다. 국민 1인당 1.08건으로 생명보험에 가입한 셈으로 1인당 사고가 났을 때 받는 보험액도 1760만원꼴이다.

또 지난해 민영 생명보험에 가입중인 가구비율이 국내 전체 가구의 80%를 넘은 81.9%로 나타나 보험이 사실상 생활필수품으로 정착된 단계임을 보여줬다.

생명보험사의 상품별 점유비중
(단위:%,2001년 3월 현재)
금액기준건수기준
저축성보험33.127.1
암보험14.715.0
질병보험14.115.8
종신보험8.72.4
어린이보험6.69.3
상해보험1.624.1
기타21.26.3
(자료:생명보험협회)

19일 생명보험협회와 생보업계에 따르면 2000회계연도말인 지난 3월말 현재 국내 22개 생명보험사의 보유계약건수가 5056만7542건에 이르렀다.

이를 우리나라 전체 인구인 4700만명으로 나누면 1인당 1.08건의 생명보험을 가입한 셈.

보험 보유계약건수는 회계연도 기준 92년말(2084만건)으로 2000만건을 넘은 이래 95년 3032만건, 99년 4486만건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사고가 날 때 받는 최고 금액인 보유계약액은 1건당 91년 374만원에서 2000년 1760만원으로 10년만에 4.5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유계약액 전체 금액도 91년 161조에서 2000년 822조원으로 급증한 상태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암과 교통사고 등 불의의 병이나 사고로 인해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질병 상해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이 크게 증가(지난해 8.7%)한 게 눈에 띄었다.

생보협 관계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진데 따른 보장성 보험 가입이 늘고 있어 보험보유액도 크게 증가했다”며 “생명보험에 대한 인식이 저축성 보다는 보장성으로 옮겨가고 유지율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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