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솔루션 업체들의 e비즈니스 전략

  • 입력 2001년 7월 19일 18시 33분


‘도대체 e비즈니스가 뭐지?’

2001년 7월. 회사원이자 주부인 김모씨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신용카드로 구매한 효도상품이 지정한 날짜에 부모님 댁에 잘 도착할지 배송상태를 휴대전화로 확인한다. 김씨는 인터넷이 되는 컴퓨터와 휴대전화만 있으면 된다.

이 간단한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 한 겹을 벗겨 보자.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업체 배송업체 금융기관 등 수많은 관련 기관들과 구매부서 판매부서 AS부서 등 기업내 팀들 간에 그물처럼 짜여진 복잡한 업무가 필요하다.

‘e비즈니스화’는 기업 경영 전반에서 벌어지는 상호과정을 ‘인터넷 환경’을 도입해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e비즈니스의 핵심은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정보들, 부서마다 기관마다 다른 전산시스템들을 ‘통합’하는 것. ERP CRM SCM EAI EPI 등 ‘암호’같은 용어들은 ‘통합’을 위한 기업용 솔루션과 관련된 말이다.

90년대까지 전사적자원관리(ERP)는 ‘기업 내부’ 프로세스의 통합을 뜻했다. 재무 영업 생산 구매 인사 등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엮는 것. 구매부서에서 자료를 수정하면 동시에 생산부서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2000년 이후 ‘인터넷시대’의 통합은 ‘기업간 통합’을 의미한다. ERP를 바탕으로 고객관계관리(CRM) 공급망관리(SCM) 등이 통합돼야 한다. 고객정보관리 주문처리 AS 등과 원자재 업체와의 B2B전자상거래 재고관리 물류관리 등이 연동되도록 하는 것이다.

기업 내부 프로세스의 자동화뿐만 아니라 관계사(공급업체·고객 등)와의 상거래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기능들이 확장된다는 의미에서 ‘확장ERP’과는 개념을 쓰기도 한다.

이와 함께 부서별 기업별로 따로 개발된 시스템이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엮어주는 기업애플리케이션 통합(EAI)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또 직원이 한자리에서 기업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접할 수 있게 해주는 ‘기업정보포털(EIP)’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출근부 작성에서부터 e메일 확인, 서류작성, 인사장부 열람, 고객정보분석, 협력사의 견적서, 검토 등이 기업포털 안에서 가능하게 된다.

기업용 솔루션 업체들의 전략도 ‘통합’을 지향하고 있다.

기존 ERP 시장에서 수위를 달리던 오라클과 SAP는 CRM EPI 등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달초 방한한 SAP본사의 해닝 카거만 회장은 다른 업체의 시스템과도 연동되는 ‘개방형’ CRM 솔루션과 SAP의 기업포털 ‘마이SAP’를 강조했다. SCM솔루션 업체로 잘 알려진 i2테크놀로지스도 최근 산지브 시두 본사 회장이 방한해 ERP CRM 등을 포함하는 종합 e비즈니스 솔루션 업체로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국IBM과 PTC코리아도 이달 초 설계 디자인 등 제품개발의 각 과정에 필요한 자원들이 공유되고 소통되게 하는 ‘전자 협업’ 전략을 발표했다. 예컨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웹상에서 같은 도면을 보면서 실시간 작업이 가능해진다. PTC코리아는 이달초 액센추어컨설팅 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 ‘협업제품거래(CPC)’솔루션 공동공급을 위한 제휴를 체결했다.

EAI 솔루션을 개발하는 외국기업은 비트리아 IBM 팁코소프트웨어 웹메소드 등이 한국시장에 진출해 있다. 액센추어 PWC 딜로이트컨설팅 KPMG 등 대형 컨설팅 업체들도 EAI 전담팀을 구성하고 EAI 솔루션 업체들과 제휴하는 등 EAI 시장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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