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南의사 北서 仁術 시범…50대 위암환자 수술 집도

  • 입력 2001년 7월 18일 18시 47분


남한 의사가 북한에서 처음으로 암 환자를 수술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8일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인제대의대 백중앙의료원 김진복(金鎭福·68) 원장은 5일 오후 평양의대 병원에서 이 병원 복부외과팀과 함께 3기 위암으로 진행된 50대 남성을 대상으로 위의 5분의 4를 절제하는 수술을 2시간에 걸쳐 실시했다.

이 환자의 수술 경과는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장은 북한측에서 국제로타리클럽에 의료장비 지원을 요청함에 따라 국제로타리 3640지구 등 15개 지구에서 모금을 해 마련한 15만달러 상당의 의료기기를 평양의대에 전달하기 위해 관계자들과 함께 3∼7일 북한을 방문한 뒤 돌아왔다.

김 원장은 18일 “방북 당시 북한의 인사들이 내가 국제위암학회 회장인 것을 알고 강연을 주선했고 수술실에도 원래는 참관인으로 들어갔지만 담당 의사가 수술칼을 양보하며 ‘한 수 가르침’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3기 위암은 암세포가 위벽을 침투한 상태로 세계적으로 수술 뒤 5년간 생존율이 30% 정도이다.

그러나 김 원장은 수술 뒤 항암제와 면역강화제를 투여하는 ‘면역화학요법’을 개발해 생존율을 45%까지 끌어올렸다.

김 원장은 서울대병원 일반외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국내 위암 치료 수준을 한 단계 향상시킨 의사로 평가받았으며 지난해 동아일보에 연재된 ‘베스트닥터의 건강학’ 위암 수술 부분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김 원장은 “기회가 되면 다시 지원도 하고, 북한에 장기간 머물면서 강의와 수술을 하면서 남북 교류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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