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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7월 16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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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은 이미 98년과 99년 두차례에 걸쳐 고합의 부채 2조2000억원을 자본금으로 전환했으나 아직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
한빛은행은 55개 채권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고합의 채무조정과 사업구조조정 방안에 대한 서면동의를 요청했으나 거부됐다고 16일 밝혔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서면동의율이 40% 수준에 불과해 법적요건인 75%를 넘지 못했다”면서 “18일 채권단회의를 열어 향후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더 이상 출자전환 안된다〓컨설팅사인 베인 앤드 컴퍼니는 섬유 등 비핵심 5개 사업부문은 매각하고 석유화학 등 4개 사업부문은 정상화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
채권단은 이 방안에는 대체로 찬성했으나 1조∼1조2000억원 추가출자전환에는 난색을 표했다. 두차례에 걸친 출자전환으로 5조4000억원이나 되던 차입금규모를 3조2000억원으로 줄여줬는데 또 다시 손실분담을 하라는 것은 지나친 요구라는 것.
여기에는 고합의 경영개선 실적이 미미했던 것도 한몫했다.
99년 1634억원이나 되던 영업손실규모가 작년에는 973억원으로 다소 줄기는 했으나 2차 출자전환때 예상했던 영업이익 360억원과는 너무나 격차가 컸다.
▽고합, 앞으로 어떻게 되나〓출자전환이 무산됨에 따라 향후 진로가 불투명해졌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미래현금흐름을 감안할 경우 고합의 적정채무규모는 약 1조4000억∼1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비핵심사업부문 매각으로는 모자라기 때문에 출자전환을 통해 부채를 이 수준까지 줄여야 독자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채권단간 이견으로 채무조정이 지연되면 기업가치가 계속 떨어져 채권단의 자금회수율이 낮아진다는 것. 정상화대상으로 선정된 석유화학 부문도 세계적인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또한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한 기업에 대해 3번이나 출자전환을 해주는 것은 지나친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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