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부천영화제]프로그래머 선정 BEST 10

  • 입력 2001년 7월 9일 14시 24분


소름
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총 35개국에서 140편을 상영한다. 다양한 국가에서 온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9일동안 관객들을 판타지 세상으로 초대한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상영작 때문에 자신의 구미에 맞는 영화를 고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140편의 상영작 중에서 관객들에게 프로그래머가 추천한 10작품을 소개한다.

1. 개막작 - 레퀴엠 (Requiem for a Dream)

감독 대런 애로노프스키(Darren Aronofsky)/ 미국/ 110min / 2000 / 35mm

<레퀴엠>은 다양한 중독증 환자들이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강렬하고 인상적으로 보여준다. 마약중독인 해리와 애인 마리온. 그들의 흑인 친구인 타이론은 자신의 현실과 유리된 꿈속에 빠져 살고 있다. 또한 해리의 어머니 사라는 다이어트와 TV 중독에 빠져 있다.

감독 대런 애로노프스키는 이 작품에서 독특한 카메라 워크와 앵글을 기본으로 하여 화면 분할 기법까지 아우르는 매우 다양한 시각적 스타일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스타일의 성찬이라 할만한데, 감독은 그 와중에서도 드라마의 힘을 놓치지 않는 빼어난 연출력을 보여준다. 특히 주인공 네 명이 파국을 맞는 과정을 보여주는 마지막 20여분간의 숨가쁜 교차편집은 대단히 파워풀하다.

△ 감독 대런 애로노프스키 (Darren Aronofsky)

69년 뉴욕 출생. 하버드 대학에서 연출 공부를 했으며, 93년에 감독 데뷔했다. 두 번째 작품인 <파이>는 지난 해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한국에 소개되었다. <레퀴엠>은 세 번째 연출작이며, 신작으로 <배트맨>의 다섯 번 째 시리즈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2. 폐막작 - 소름(Sorum)

감독 윤종찬 / 한국 / 100min / 2001 / 35mm

군데군데 페인트가 떨어져 나간 색 바랜 콘트리트벽, 낡고 더러운 유리창, 대낮에도 으시시한 적막함과 어둠이 감도는 긴 복도. 용현은 짐가방에 햄스터 한 마리를 가지고 얼마 전 화재로 죽은 소설가 광태가 살던 미금아파트 504호로 입주한다. 알 수 없는 불길한 기운을 예감하면서도 애써 무심하게 생활해 가던 용현은 공포와 절망 속에 짓눌린 듯 살아가는 이웃들과 하나 둘 마주치게 되는데...

30년전 그 504호에서 실제 발생한 비극적 살인사건을 얘기하는 이발소 주인과, 죽은 소설가 광태가 남긴 습작노트를 빼돌려 그 살인사건을 미스터리 소설로 쓰는 작가. 그리고 아기를 잃고 남편에게 상습적으로 구타당하는 선영. 뭔가 모를 동질감을 느끼며 그들은 점점 가까워 지지만, 아파트에서는 이상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30년 전의 비극적 사건에 얽힌 운명의 비밀이 하나 둘 벗겨진다.

△ 윤종찬

63년생. 한양대 연극영화과 졸업. 김영빈 감독의 <비상구가 없다>에서 연출부 생활을 한 후에 미국 유학을 떠나 시라큐스 대학원에서 영화연출 MFA 과정을 마쳤다. 단편 <플레이백(96년)>, <메멘토(97년)>, <풍경(98년)>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소름>은 장편 데뷔작이다.

3. 폐막작 - 아멜리에 (Amelie from Montmartre)

감독 장 피에르 주네(Jean Pierre Jeunet) / 프랑스 / 120min / 2001 / 35mm

평범하지 않은 어린 시절의 이력에 대한 유쾌한 나레이션으로 시작되는 영화 <아멜리에(아멜리에의 동화 같은 운명;프랑스 원제)>. 성인이 된 후에도 몽마르뜨의 작은 카페에서 일하는 것 이외에는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던 아멜리에가 세상 속으로 나오면서 겪게 되는 마술, 동화, 혹은 보석과도 같은 장밋빛 모험을 펼쳐 보여준다.

우연히 욕실 벽에 감춰진 한 소년의 낡은 보물상자를 우연히 발견한 아멜리에는, 이를 되찾고 기뻐하는 중년 신사를 보면서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비밀스럽게 변화시키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여기게 된다. 파리의 지하철역 즉석사진기에서 버려진 증명사진들을 모으는 니노를 발견하게 된 아멜리에는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는 복잡한 약속을 하는데...

△ 감독 장 피에르 주네(Jean Pierre Jeunet)

55년 생. 24살 때부터 단편과 애니메이션 작업을 해왔다. 91년 <델리카트슨>으로 데뷔했으며,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를 거쳐 헐리우드에서 <에이리언 4>를 연출했다. 기괴한 비주얼 속에 유머 감각을 녹여 내는 스타일로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4. 커먼 웰쓰 Common Wealth (부천초이스)

Spain/104min/2000년/35mm/color

우연히 3백만 달러를 갖게 된 부동산 중개업자와 이 돈을 빼앗기 위해 "광분"하는 아파트 주민들의 혈투(!)를 그린 코믹 스릴러. 영화가 진행될수록 서스펜스는 고조되지만, 코믹한 상황과 독특한 캐릭터들이 주는 웃음이 만만치 않다. 특히 마지막 추격장면에서는 스릴과 유머를 함께 구사하는 감독의 연출력과 함께, 인간의 탐욕이 빚어낸 공포스런 자화상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

△ 감독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 Alex de la Iglesia

65년생. <야수의 날>과 <액션 뮤턴트>가 국내 팬들에게 알려져 있다. 영화 전반적으로 코미디 감각을 유지하며 액션과 공포 같은 장르적 틀을 결합시키는 스타일이다.

5. 호텔 스플렌디드 Hotel Splendide (부천초이스)

U.K,France/95min/2000년/35mm/color

절해고도(絶海孤島)에 세워진 스플렌디드 호텔에, 설립자인 블랑쉐 부인에게 쫓겨 났던 요리사 캐스가 돌아온다. 다소 기이한 등장인물들과 을씨년스러운 바닷가는 성의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음울한 지난 날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요리와 로맨스가 영화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뮤리엘의 웨딩>의 여주인공 토니 콜렛 주연.

△ 감독 테렌스 그로스 Terence Gross

58년 영국 런던 출신. 광고와 뮤직 비디오 작업을 해왔으며, 99년작 라는 단편영화가 각종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6. 티어스 오브 더 블랙타이거 Tears of the Black Tiger (부천초이스)

Thailand/100min/2001년/color

<티어스 오브 더 블랙타이거>는 복고풍의 화면과 정서, 할리우드 장르적 관습에 대한 효과적인 태국적 인용으로 올 해 칸국제영화제의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진출해 관객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받은 작품이다. 어려서부터 서로 좋아했던 연인이 신분차이로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되면서 맺어지지 못하는 신파조의 비극이 영화의 내용이다. "블랙 타이거"는 남자 주인공이 갱이 되어 얻은 별명.

△ 감독 위시트 사사나티엥 Wisit Sasanatieng

감독 겸 시나리오 작가. 광고계에서 활동하다 대학동창인 논지 니미부트르와 함께 영화에 입문했다. 논지 니미부트르의 연출작 <낭낙>과 <댕 버럴리와 일당들>이 위시트의 솜씨이며, <티어스 오브 더 블랙타이거>가 연출 데뷔작이다.

7. 방콕 데인저러스 Bangkok Dangerous (월드판타스틱시네마)

Thailand/105min/2000년/35mm/color

80년대 홍콩 느와르의 태국적 부활. 귀머거리에다 벙어리인 킬러를 중심 인물로, 영화는 도시의 뒷골목에 처져있는 젊은이들을 스케치한다. 멜로 드라마적 감성과 처연한 복수의 정서가 영화를 둘로 나누어 놓는데, 그 안에서 발견되는 것은 "고독"이다. 화면을 힘찬 에너지로 꽉 채워 밀고 나가는 연출력이 빼어나다.

△ 감독 옥사이드 팡 & 대니 팡 Oxide Pang & Danny Pang

쌍둥이 형제인 이들은 홍콩에서 각각 색보정과 편집으로 영화 일을 시작했다. 이후 방콕으로 이주한 후 본격적인 연출을 시작했으며, 이 작품은 형제의 데뷔작이다.

8. 배틀 로얄 Battle Royale (제한구역)

Japan/113min/2000년/35mm/color

대혼돈의 밀레니엄에서 국가는 학생을 무작위로 선출해 오직 한 명만이 살아 남아야 하는 생존 게임을 시도한다. 탈출불가능의 절해고도에서 참가자들은 3일 안에 서로를 죽여야 한다. 스스로 인간이기를 포기해야만 하는 게임에 끌려 온 학생들과 그들 각자가 간직한 사연을 통해 묵시록적인 상황에서 피어나는 희망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기타노 다케시가 냉혹한 교사로 나온다.

△후카사쿠 킨지 Kinji Fukasaku

30년생으로 53년부터 도에이에서 조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61년 데뷔했으며, 다카쿠라 켄 주연의 <의리없는 전쟁(73년)>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배틀 로얄>이 60번째 작품.

9. 시민 톡시: 톡식 어벤저 4 Citizen Toxie:The Toxic Avenger Ⅳ (제한구역)

USA/108min/2000년/35mm/color

85년에 1편이 공개된, 저예산 B급 영화의 산실 트로마 프로덕션을 대표하는 시리즈. 사고로 유독성 화학물질에 의해 엄청난 힘을 구사하게 된 "톡시"가 주인공으로, 그는 추한 외모와 달리 착한 일만 하는 "바른생활 사나이"다. 하드 고어와 섹슈얼리티를 기반으로 화장실 유머에 조잡한 특수효과, 단순한 내러티브, 엉성한 편집이 일관하지만 그것조차도 즐거움이 되는 작품이다.

△로이드 카우프만 Lloyd Kaufman

예일대 출신. 71년 감독으로 데뷔했으며, 74년에 트로마 프로덕션을 차렸다. 대표작인 <톡식 어벤저> 시리즈와 96년작 <트로미오와 줄리엣>이 비디오로 국내에 소개되었다.

10. 천국의 향기 The Color of Paradise (패밀리 섹션)

Iran/88min/1999년/35mm/color

맹인 소년과 그의 아버지와 할머니로 구성된 가족을 중심으로 한 드라마. 특히 영화의 공간적 배경이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다우며, 촬영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하지만 영화의 이야기는 이러한 비주얼과 정반대 되는 지점에 서 있으며, 아버지와 맹인 아들 각자가 갖고 있는 아픔은 무척이나 암울하다. 감독은 이 암울함의 끝에 한가닥 희망을 남겨 놓는다.

△ 마지드 마지디 Majid Majidi

59년 이란 출신. 78년 이란혁명 이후 본격적으로 영화에 뛰어들었다. 92년 데뷔작 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97년작 <천국의 아이들>이 올해 한국에서 개봉되었다.

<제공: 부천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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