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최고 ‘대도’ 누구냐…최다타이 전준호 600개 욕심

  • 입력 2001년 7월 6일 18시 42분


‘나는 뛴다. 고로 존재한다.’

프로야구 최고의 ‘대도(大盜)’는 누구일까.

현대 전준호는 5일 잠실 LG전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하나 세웠다. 개인통산 최다 도루 타이기록인 371개를 달성한 것.

이날 전준호는 도루 2개를 보태 이 부문 기록을 갖고 있던 이순철(LG코치)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91년 프로에 뛰어들어 11시즌 만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순철보다 203경기 빠른 것이어서 더욱 빛이 났다. 올 시즌 400개를 목표로 삼고 있는 전준호는 앞으로 5, 6년을 더 뛰면서 600개 고지를 돌파한 뒤 은퇴하겠다는 각오.

당분간 도루하면 전준호를 떠올릴 상황이지만 원조 도루왕으로는 김일권이 꼽힌다. 80년대를 풍미한 김일권은 프로 원년인 82년부터 3년 연속 도루 1위에 등극하며 통산 5차례나 순위표 꼭대기에 이름을 올렸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도 별명처럼 도루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한다. 94, 96, 97년 3차례 도루 1위를 차지했다. 94년에는 84개의 도루를 해 단일시즌 최다기록을 세웠다. 이종범의 이 기록은 당분간 깨지기 힘든 것으로 남아 있다. 시즌 70도루를 3차례 기록하기도 했으며 93년 9월 26일 전주 쌍방울전에서는 한 경기 최다인 도루 6개를 올렸다. 97년에는 29연속 도루 성공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특히 이종범은 통산 310개의 도루를 성공하면서 도루 실패는 64개에 불과해 82.8%의 높은 성공률로 영양가 만점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김일권 전준호 이종범 등으로 이어진 도루왕의 계보는 90년대 후반 정수근(두산)에게 이어졌다.

정수근은 5일 현재 36개의 도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앞으로 4개만 더 보태면 그동안 아무도 밟아보지 못한 6년 연속 40도루를 이루게 된다. 98, 99, 2000년 도루왕 정수근은 올 시즌에도 이렇다할 라이벌이 없는 가운데 독주를 하고 있다. 도루왕 4연패는 이미 떼어 논 당상이며 몇 개를 하느냐가 관심사일뿐이다. 정수근은 “상대 투수의 투구폼을 충분히 연구했다”며 “출루율을 끌어올려 기회만 되면 무조건 뛰겠다”고 말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