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잘 때리면 매 맞는다?

  • 입력 2001년 7월 3일 18시 45분


‘매 맞는’ 타자가 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빈볼 시비와도 직접 관련이 있는 몸에 맞는 공(사구·死球)의 증가는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시즌의 55% 가량을 치른 2일 현재 294경기에서 314개가 나와 경기당 평균 1.07개로 지난해 1.01개를 훨씬 웃돌고 있다.

사구가 나오는 가장 큰 원인은 투수의 제구력 불안. 그러나 투수가 일부러 타자의 몸에 맞히는 투구를 했거나 꼭 그렇지는 않더라도 타자가 피해의식을 갖는다면 문제는 커진다.

올해 벌써 19개의 사구를 기록한 SK 브리또. 지난해 시즌 중 뒤늦게 합류했지만 현대 박종호(0.340)에 불과 0.002 뒤진 3위에 올랐고 올해 타격 9위를 비롯해 공격 각 부문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그는 후속타자가 뒤를 받쳐주지 못하는 약한 팀타선 때문에 상대 투수들의 집중표적이 되고 있다.

이런 추세이면 올해 35개의 사구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99년 박종호의 최다기록(31개)을 거뜬히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달 13일 해태전에서 연장 10회말 4점차의 열세를 뒤집는 끝내기 역전 3점홈런을 날렸던 두산 안경현은 5월에만 9개의 사구로 월간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이 또한 상대 투수의 집중견제에 따른 보복성 투구라는 지적이다.

대개 사구의 경우 젊은 타자에게 집중되는데 삼성 이승엽이 최상위권인 9개를 맞은 것도 눈에 띈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은 올해 팀별 사구에서도 60개로 압도적인 수위를 기록중이다.

한편 올해 사구를 남발한 투수는 롯데 박석진이 83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려 14개를 기록해 단연 톱이다. 박석진은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26개는 던질 것으로 보여 95년 LG 정삼흠의 불명예 최다기록(21개)을 거뜬히 갈아치울 전망이다.

사구는 박석진처럼 언더핸드스로 투수가 많은 편인데 올해도 예외는 아니어서 삼성 임창용과 현대 박장희가 9개씩으로 뒤를 잇고 있다.

이닝당 가장 많은 사구를 던진 투수는 SK 신인 김희걸. 그는 불과 37과 3분의 2이닝 동안 8개의 사구를 기록, 1경기를 완투했을 경우 평균 두번은 몸에 맞는 공을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