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인간과 기계의 융합' 가장 오싹

  • 입력 2001년 6월 28일 18시 35분


‘디지털화 된다는 것. 문자 그대로는 컴퓨터가 읽을 수 있는 0과 1을 뜻하지만 실제로 디지털화는 컴퓨터 시대를 사는 우리 삶의 방식과 태도에 관련된 것이다.’ -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MIT 미디어연구소 공동설립자.

2001년과 그 이후의 디지털생활은 어떻게 달라질까. 세계적인 광고대행회사인 ‘유로RSCG’(한국법인 유로넥스트)는 28일 미국 뉴욕과 서울에서 ‘유선과 무선인터넷:하이테크 도시의 오늘과 내일’ 조사보고서를 동시에 발표했다.

정보기술(IT) 전문가와 오피니언리더를 대상으로 싱가포르 런던 서울 도쿄 샌프란시스코 등 인터넷보급과 무선기기사용 정도가 높은 세계 19개 도시에서 총 1830명을 설문조사했다. 4월과 5월, 100개 문항에 대한 1차온라인설문을 하고 100여명을 대상으로 2차인터뷰로 심도있는 전망을 조사했다는 설명. 응답자 1830명 중 여성이 54%, 남성이 46%였으며 지역별로는 유럽 49%, 북미 11%, 아시아태평양 33%, 남미 7%였다.

▽미국은 더 이상 신기술의 강자가 아니다〓미국은 디지털 기술을 개척하고 리드해왔다. 그러나 미국의 우위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 응답자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인터넷에 대한 미국의 우위가 곧 끝나리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영국인의 52%, 아태지역의 36%, 북미의 30%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37%가 2025년 하이테크기술의 리더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언어에서도 영어의 지위가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 유로RSCG는 시뮬레이션 결과 2005년 인터넷사용자의 80%는 영어를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PC의 시대는 갔다〓2025년에 인터넷에 접속하는 주된 기기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3%는 휴대전화나 기타 무선기기라고 답했다. 유선보다는 무선인터넷이 강화될 것으로 보는 것. 23%는 TV를 인터넷에 주로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PC가 여전히 일반적인 인터넷기기가 될 것’이라는 응답은 14%에 불과했다.

▽다음번의 기술혁신은 바이오(bio)에 있다〓응답자의 대부분은 차세대의 중요한 기술적 진보는 바이오 분야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간이나 동물의 복제, 에이즈나 암 등 ‘불치’병의 치료, 식량공학의 혁신 등이 일어나리라는 것. ‘내가 살아있는 동안 인간 복제가 가능해질까’라는 질문에 31%가 ‘매우 그렇다’, 27%가 ‘대체로 그렇다’고 답했다.

▽디지털이 주는 공포〓응답자들은 디지털 시대에 가장 큰 두려움으로 ‘인간과 기계의 융합’을 들었다. 유로RSCG는 ‘당신을 오싹하게 하는 현재의 혹은 잠재적인 테크놀로지’를 묻는 인터뷰 질문에 ‘인간의 사고가 로봇으로 대체되는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테크놀로지가 인간성에 손상을 입힐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12%가 ‘매우 그렇다’, 26%가 ‘대체로 그렇다’고 답했다. 기업 정부 등을 상대로 한 컴퓨터테러등 보다 구체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80%가 큰 우려를 보였다. 장기적으로 테크놀로지가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것인가라는 질문에는 5%가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기타〓응답자의 80%는 디지털 기술로 자신의 생산성이 높아졌다고 답했다. 36%는 디지털기술로 스트레스가 더 많아졌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46%는 테크놀로지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위협할 것이라고 답했지만 인터뷰에서는 오히려 기술의 발달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대답도 있었다. 또 응답자들은 ‘집’이야말로 내 생활의 ‘본부’가 됐다고 답했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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