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수군 '탈북일기' 공개]"다시는 북한땅 안밟으리라"

  • 입력 2001년 6월 27일 18시 43분


'자유를 주세요'
'자유를 주세요'
99년 1월 북한을 탈출한 후 그림으로 북한사회의 참상을 폭로해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탈북소년 장길수군(17)의 ‘탈북 일기장’이 27일 공개됐다.

본보가 단독 입수한 장군의 일기장에는 탈북에서부터 26일 오전 중국 베이징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망명을 신청하기 전까지 ‘피 말리는 도피 생활’의 상당 부분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이번에 공개된 일기장은 총 29개월간의 은신 생활중 4개월 동안의 것이다.

지난해 10월 중순∼11월 중순의 1개월분은 장군이 ‘탈북자 일기장’이라는 제목을 붙여 직접 학생용 노트 40여쪽에 볼펜으로 빽빽이 적은 육필일기이며 지난해 2∼4월의 3개월분은 ‘서울 길수가족 구명운동본부’(대표 김동규)가 원본을 A4용지에 옮겨놓은 것이다.

장군은 일기장에서 탈북 후 중국에서 감시의 눈길을 피해 살던 숨막혔던 생활, 생계를 위해 시장통을 떠돌아다니며 구걸을 했던 이른바 ‘꽃제비’생활 등을 상세하게 묘사했다. 또 헤어진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열일곱살 소년의 눈으로 본 가족과 세상에 대한 시각 등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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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은 일기에서 “한때 남한으로의 밀항도 생각해봤으나 탈북자를 데려가다 잡히면 대단히 위험하기 때문에 배를 구하기도 쉽지 않고 배를 타고 가도 감기라도 걸려 앓게 되면 무조건 바닷물에 처넣어 고기밥이 된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절망했다”며 “그러나 자유를 찾아가는 길에 목숨이 아까우리, 다시는 북한땅을 밟지 않으리라”며 남한행에 대한 강한 집념을 담았다.

또 김대중 대통령의 지난해 ‘6·15 방북’으로 “더 이상 한국 정부가 탈북자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라며 두려워하는 대목에서 탈북자들의 불안정한 처지를 생생히 표현하기도 했다.

<현기득·김정안기자>rati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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