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월드]FBI 개혁압력에 위상 흔들…요원 기밀 유출 안팎 시련

  • 입력 2001년 6월 21일 18시 42분


최근 수사와 관련된 잇단 실책으로 물의를 빚어온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미 행정부 및 의회로부터 개혁의 압력을 거세게 받고 있다.

FBI를 감독하는 존 애시크로프트 법무장관은 20일 FBI의 활동과 관행 등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개선책을 강구할 것을 래리 톰슨 부장관에게 지시했다.

법무부는 이에 따라 법무부의 고위관리 및 법무부 산하 FBI, 교정국, 마약단속청, 이민귀화국(INS)의 기관장들로 구성된 전략관리회의를 통해 FBI의 기능을 개선, 향상시킬 수 있는 조치들을 내년 1월1일까지 마련하게 된다.

전략관리회의는 이와는 별도로 민간회사에 대해 FBI의 정책과 관행을 재검토하도록 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이에 앞서 FBI와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역임한 윌리엄 웹스터가 이끄는 독립위원회에 대해 FBI를 총체적으로 감사해 11월까지 보고서를 제출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미 상원 법사위원회는 이날 FBI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개선책을 강구하기 위한 청문회를 시작했다. 패트릭 리 법사위원장은 청문회에서 “FBI는 이제 관리가 불가능하고 신뢰할 수 없는 사법기관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찰스 슈머 의원(민주)과 오린 해치 의원(공화)은 이날 의회와 대통령이 임명하는 10인위원회를 통해 FBI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1년간 철저히 조사하게 할 것을 요구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슈머 의원은 “우리는 FBI가 앓고 있는 질환의 증상만을 치료할 것이 아니라 그 원인을 치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FBI는 최근 사형이 집행된 오클라호마 연방청사 폭파범 티모시 맥베이에 대한 수사기록 일부를 변호인측에 제때 전달하지 않고, 2월엔 대간첩 업무를 맡아온 핵심 요원 로버트 핸슨이 러시아를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체포되는 등 잇단 사건으로 구설수에 올라 왔다.

20일에는 라스베이거스 지국의 요원 제임스 힐이 2만5000달러를 받고 마피아 등에 기밀을 넘겨준 혐의로 체포됐다는 발표도 있었다.

한편 이달 안에 퇴임하겠다고 밝힌 루이스 프리 FBI국장은 이날 비공개 송별인사를 통해 FBI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아직 붕괴되지는 않았다며 요원들을 격려했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프리 국장의 후임으로는 법무부 부장관을 지내다 지난달 샌프란시스코 연방검사로 자리를 옮긴 로버트 뮐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백악관은 신임 국장에 대한 인선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이는 시급한 현안이 아니라고 말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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