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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6월 19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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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한 얘기라는 지적이 더 많지만, 당적이탈론에 동조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이들은 위기 탈출을 위해서는 당이 우선 ‘DJ 색깔’부터 벗어던져야 한다는 이른바 ‘DJ 조기탈당론’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가 19일 이 전 원장의 발언에 대해 “한 개인의 돌출발언만은 아닐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여권 내의 이런 분위기를 전한 것. 특히 ‘정풍(整風)운동’을 주도한 초재선 의원들사이에 ‘DJ 조기탈당론’이 상당히 확산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J 조기탈당론의 이면엔 현재의 DJP 대 한나라당 구도에 대한 회의론이 짙게 깔려있다. 일각에서는 김 대통령이 탈당과 함께 지방선거 직전인 올 연말쯤 선거중립내각을 구성하고 자민련과의 고리를 끊어야 정권재창출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같이 주장하는 사람들은 정기국회 직후인 내년 1월을 DJ 당적이탈의 적기(適期)로 꼽는다. 동교동계가 ‘2단계 전당대회론’을 끄집어냈다가 슬그머니 접은 것도 내년 1월 전당대회를 열 경우 DJ 당적이탈론이 급속하게 확산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것.
그 때문인지 19일 의원총회에서 동교동계의 안동선(安東善) 최고위원은 DJ 당적이탈론에 대해 “말은 그럴 듯 하지만 사실은 대통령에게 정치를 그만두고 엘리자베스 여왕 같은 존재가 되라는 이야기”라며 “위험한 중상모략이 숨어있다”고 맹렬하게 비난했다. 그는 또 “대통령이 당적을 이탈하면 우리는 모두 야당이 되고 만다”고 말했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