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챔프전 '83 재판'…공격 핵심 구도등 너무나 닮은꼴

  • 입력 2001년 6월 5일 19시 06분


‘80년대의 재판(Back to the 80s).’

2000∼2001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정상을 놓고 격돌하게 된 서부의 LA 레이커스는 동부 1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 ‘구원(舊怨)’이 많다.

양 팀이 NBA 챔피언 결정전에서 마지막으로 만난 것이 82∼83시즌. 당시 LA는 챔프전에서 필라델피아에 4연패하며 우승컵을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 챔프전에서 양 팀이 만난 것은 LA에는 18년 만에 한을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올 시즌 양 팀은 정규리그에서 2번 만나 1승씩 나눠 가졌다. 그러나 LA는 정규리그 이후 플레이오프까지 18연승 중이고 특히 홈에서 10연승을 구가 중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LA는 필라델피아를 압도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80년대의 치욕적인 참패를 딛고 LA가 승리를 장담하기에는 80년대와 지금의 팀 상황이 아주 흡사해 어느 누구도 섣불리 LA의 승리를 장담치 못하게 하고 있다. 82∼83시즌 당시 LA는 81∼82시즌 우승에 이어 2연패를 준비 중이었고 필라델피아는 돌풍을 일으키며 챔프전까지 올랐다.

당시 LA를 이끌던 공격의 핵은 카림 압둘 자바와 매직 존슨. 필라델피아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모제스 말론이 팀을 이끌고 있었다. 현재 LA의 샤킬 오닐-코비 브라이언트 콤비와 정규리그 MVP 앨런 아이버슨(필라델피아) 구도와 매우 흡사하다.

당시 존슨의 백업 가드 놈 닉슨을 보유했던 LA가 현재 코비 브라이언트의 러닝메이트 역할을 하는 데릭 피셔를 보유한 것이나 필라델피아가 당시 무명대학 출신의 신인으로 후보선수였던 클린트 리처드슨의 역할을 지금 라자 벨에게 맡기고 있는 것도 닮았다.

LA가 정확한 위치 선정으로 리바운드를 걷어내던 커트 램비스(82∼83시즌) 대신 호레이스 그랜트를 보유한 것이나 필라델피아가 성실한 플레이의 가드 앤드루 토니(82∼83시즌) 대신 애런 매키의 플레이에 의지하는 것도 비슷하다.

엄밀히 말하면 ‘80년대 당시 활약했던 선수들이 올 시즌에 다시 환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각 포지션을 책임진 선수들이 비슷하다.

당시 양 팀이 이 같은 대립각을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팻 라일리(LA)-빌리 커닝햄(필라델피아)의 대결이 필 잭슨(LA)-래리 브라운(필라델피아)의 싸움으로 대체됐다는 점이 다를 정도.

‘LA의 복수냐 필라델피아의 수성이냐.’ 전문가들은 존슨과 압둘 자바가 부상했던 80년대와는 달리 오닐-브라이언트 콤비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LA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지만 최후의 승부는 아무도 모른다.

양팀 부문별 1위 기록 비교
L A기 록필라델피아
오닐 28.7득점아이버슨 31.1
오닐 12.7리바운드타이론 힐 9.0
오닐 3.7 어시스트애런 매키 5.0
*경기당 평균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