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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28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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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자동차 해외매각을 위한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와의 협상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대우측 협상 관계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힘있는 사람들이 한마디씩 거드는 것이 힘을 실어주는 것 같지요?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대우차 매각에 대해 한마디씩 하고 있는 것이 혼선을 빚게 한다는 것이다.
“매각 가격뿐만 아니라 고용안정 등 종합적인 인수조건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다. GM과의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와있다”거나 “대우차 문제 등 주요 경제현안들에 대해 6월말까지 처리방침을 확정할 것”이라는 발언 등이 그것이다. “GM의 대우차 인수 의지는 변함이 없다. GM이 실사를 끝내고 수익성 모델을 검토중”이라는 발언도 있었다.어떤 이는 한발 더 나아가 “GM이 대우차를 인수하면 새 법인을 설립해 자산과 부채를 동시에 사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며 인수 이후의 상황까지 친절히 언급하기도 했다.
대우차 매각에 대한 이들의 ‘관심’과 ‘노력’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국내외 관심을 높이려는 ‘속 깊은’ 뜻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훈수가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곱씹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몇 년 전 기아자동차 국제입찰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인수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는 모든 사항이 공개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국제협상의 ABC”라고 강조했다.
협상관계자는 “고위 관계자들의 과거 발언을 추적하면 제대로 맞는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대우차에 한발씩 걸치려 하고 있어 바쁜 대우차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대우차 고위 관계자는 “정치인들의 민원성 부탁이 요즘에도 밀려들어온다”면서 정치인들이 다음 선거를 의식해 ‘민원성 발언’을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동원<경제부>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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