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IMT-2000 제3사업자 LG '사전지명'…업계 반발

정보통신부가 LG텔레콤을 동기식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의 제3사업자로 사전지명한 것에 대해 관련 업체들이 사업자 선정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연대서명을 통해 조직적으로 반발, 파문이 예상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벤처기업협회와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하나로통신 등은 최근 ‘기존 컨소시엄을 배제한 상태에서 LG텔레콤 중심의 컨소시엄을 구성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용을 결의하고 이를 정통부에 서면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본보가 단독 입수한 이 건의서는 △동기식 IMT-2000 사업은 LG텔레콤이 참여하지 않아도 추진이 가능하며 △해외사업자 영입을 위한 국내기업간 경쟁으로 국가 공신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정통부가 사업신청도 내지 않은 상태에서 LG텔레콤을 동기식 IMT-2000사업자로 사실상 육성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에 대해 관련업계가 집단 반발한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IMT-2000 그랜드컨소시엄 추진위원회 이름으로 작성된 이 건의서에는 장흥순 벤처기업협회 회장, 김성현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회장, 신수연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이영남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과 이종명 하나로통신전무 등이 공동서명했다.

이 건의문은 특히 “정부와 LG텔레콤간의 협상결과에 따라 마치 동기식 사업자가 결정되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며 “사업자는 투명하게 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LG텔레콤의 통신망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IMT-2000 동기식 서비스는 가능하다”고 명시해 만일의 경우 LG텔레콤을 배제한 제3의 컨소시엄 구성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정통부 고위관계자는 “정부의 희망은 하나로통신 파워콤 중소기업 등 국내외 기업이 고르게 참여하는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이라며 “특정업체를 편들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LG텔레콤은 “독자적인 동기식 사업이 어렵다면 국내외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이라며 “컨소시엄의 문호는 활짝 열려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LG텔레콤은 캐나다의 통신사업자인 TIW와 협상을 벌여 이번주중 LG텔레콤 내 브리티시텔레콤(BT)의 지분 21%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IMT-2000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내용을 최종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