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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21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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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3명 이상이 숨지거나 20명 이상이 다치는 대형교통사고로 숨진 사람은 99년보다 56%나 늘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증가율보다 훨씬 높다. 대형교통사고는 왜 일어날까.》

첫째 과속운전 때문이다. 요즘은 도로가 넓게 확장되고 직선화되는 등 도로여건과 차량 성능이 향상돼 교통량이 조금만 적어도 과속하는 차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달 2일 경기 성남시에서 광주시 방향으로 가던 승용차가 직선 내리막길에서 왼쪽으로 굽은 길을 지나다 핸들을 미처 꺾지 못하고 도로를 이탈하면서 탑승자 5명이 모두 현장에서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차량은 시속 180km로 달렸다.
과속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은 무인속도측정 카메라를 운영중인데 4월 말 현재 전국에 565대가 설치됐다. 올해 280대를 더 설치할 계획이지만 대당 비용이 6000여만원인 점을 감안할 때 일시에 확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고속도로 양보운전 필수▼
둘째는 양보심 결여. 교통사고 조사 결과를 보면 다른 차가 차로를 변경하려고 방향지시등(깜박이)을 켜면 양보하기는 커녕 차 간격을 좁혀서 끼워 주지 않으려다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는 본선 차로에서 운행하던 차량이 우측 램프를 이용해 본선에 진입하려는 차량을 끼워 주지 않다가 일어나는 사고를 자주 볼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우측 램프에서 진입하던 차량과 본선에서 진행하던 차량이 충돌하면 우리와 달리 본선에서 진행하던 차량의 운전자가 더 잘못이 있는 것으로 처리한다.
또 병목지점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소통이 되는 도로에서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던 앞차가 차로변경을 위해 방향지시등을 켜고 진행하다가 차로를 변경했는데도 뒷차가 양보하지 않아서 발생된 추돌 사고는 뒤차 운전자에게 과실이 더 많은 것으로 본다.
▼휴식의무 강화해야▼
대형사고의 셋째 원인은 피로(과로)운전. 자동차 전용도로나 고속도로에서는 주변환경이 단조로워 일반 시가지나 국도보다 훨씬 졸음이 많고 속도감각이 무디어져서 과속운행을 많이 하게 된다.
특히 사업용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은 배차시간에 쫓겨 휴식을 적게 취함에 따라 과로로 인한 사고를 일으킨다. 그래서 화물차는 고속도로 운행시 2시간 단위로 휴식을 취하게 하는 제도를 운영한 적이 있으나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판단력 떨어져 위험▼
음주운전이 대형교통사고로 연결되기도 한다. 운전은 눈과 귀를 통하여 주변의 교통정보를 파악하고 판단하여 손과 발을 움직이는 작업인데 운전자가 술을 마시게 되면 감각이 무디어져 사고를 내기가 쉽다.
지난해 4월 승용차 5대를 실은 대형화물차가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에서 중앙분리대를 넘고 마주 오던 승합차와 충돌해 현장에서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었다.
사고 운전자는 울산을 출발해 고속도로 휴게소에 도착, 저녁식사를 하면서 소주 1병을 마시고 운행하다가 졸음운전으로 대형교통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드러났다.
▼휴가철에도 캠페인 지속▼
이처럼 대형교통사고 원인을 여러가지로 들 수 있지만 안전띠를 매면 사고가 일어나더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4일 강원 고성군 미시령 커브길에서 대형승합차가 도로 우측으로 이탈하여 약 10m 아래로 추락했으나 승객 34명 전원이 안전벨트를 착용한 때문에 17명이 다치는데 그쳤다.
올해는 안전띠 매기 캠페인과 경찰의 지도단속 강화로 대형교통사고 피해가 지난해보다 줄어들고 있지만 앞으로 다가오는 여름 휴가와 가을철 수학 및 행락여행으로 장거리 운행이 많아질 것을 고려하면 사고가 계속 감소할 것으로 낙관해서는 안된다.
정부는 2002년 월드컵 경기를 앞두고 도로안내 표지판을 비롯하여 교통안전시설 정비와 교통사고 줄이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는데 대형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양보운전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벌일 필요가 있다.
장동군(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교통사고종합분석센터 사고조사과장)
▽자문위원단〓내남정(대한손해보험협회 상무) 설재훈(교통개발연구원 연구위원·국무총리실 안전관리개선기획단 전문위원) 이순철(충북대 교수) 임평남(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교통사고종합분석센터 소장)
▽특별취재팀〓최성진차장(이슈부 환경복지팀장) 송상근( 〃·환경복지팀) 구자룡(경제부) 서정보(문화부) 이종훈(국제부) 송진흡 남경현(이슈부 메트로팀) 신석호 최호원기자(사회부)
▽손해보험협회 회원사(자동차보험 취급 보험사)〓동양화재 신동아화재 대한화재 국제화재 쌍용화재 제일화재 리젠트화재 삼성화재 현대해상 LG화재 동부화재
▼당신의 운전상식은?…우측으로 앞지르다 추돌 뒷차에 책임▼
모든 자동차는 다른 차를 앞지르기할 경우 앞 차의 좌측으로 해야 하며 2개 차로 사이로 앞지르기를 해서는 안된다.(도로교통법 제19조)
차량 ①이 앞의 두 차량 ②와 ③사이로 앞지르기하다가 충돌사고를 일으킨 경우 차량 ①이 ‘앞지르기 방법 위반’으로 가해차량이 된다.
이때 인명피해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는 종합보험에 가입했어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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