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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18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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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뤼시엥 페브르와 마르크 블로크가 1929년 창간한역사학잡지‘아날(Annales d’histoire ´economique et sociale·경제사회사연보)’에서 비롯된 아날학파.
이들은 역사학 내부의 벽 뿐 아니라 역사학과 인접학문 사이에 놓인 장벽도 없애는 ‘학제간 연구’를 시도하고 ‘사례와 사실’에 의한 연구를 강조해 왔다.
또한 현재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그 해결을 위해 역사연구를 한다며 최근까지도 끊임없는 변신을 해 왔다.
하지만 국내에서 아날학파는 이미 1990년대부터 포스트모더니즘에 의해 ‘모던’ 역사학으로 규정되며 밀려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충남대 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아날학파에 대한 비판에 반비판을 가하며 아날학파를 이야기한다.
지리적 결정론에 가까운 구조주의, 인간 없는 구조에 전념하는 전체사라는 등의 비판에 대해 저자는 “아날학파가 추구한 신문화사는 구조라는 감옥 속에 갇혀 있던 인간을 해방시켰으며, 아날학파는 엄한 간수였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는 제1세대인 페브르와 블로크, 제2세대인 페르낭 브로델, 제3세대인 조르주 뒤비와 자크 르 고프, 제4세대인 로제 샤르티에 등 7명의 역사가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각 역사가들의 저서 세 권씩을 정리한 다음 그들의 주요 논문 가운데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것을 골라 옮겨 놓는 친절함과 정확함의 미덕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그는 아날학파가 사실상 하나의 학파로 묶이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성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류학적 미시사, 문화사, 사회사, 지리사 등 다채로운 모습으로 나타나는 이 역사가들의 저서는 “역사의 생명은 다양성”이라는 사실을 확인해 준다.
<김형찬기자>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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