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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16일 1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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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의 주요 분기점에서 전문가들마다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어 새로운 경기논쟁이 시작될 조짐이다.
삼성증권 이남우상무가 16일 말문을 열었다.
“기업실적이나 경기측면에서 2·4분기 바닥을 칠 것이 거의 확실하다.
거시지표는 혼란스럽지만 전기 사용량과 광고 집행비 등 미시적인 경기지표가 바닥을 쳤다. 경기 관련주인 철강과 제지업종도 재고가 줄면서 가격이 회복되고 있다.”
미국경기 회복이 더딜 것같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우리나라가 경기와 주가가 미국보다 먼저 바닥을 치고 상승할 것이다”고 반박했다. 이어 종합주가지수가 ‘조만간’ 600을 넘어 650에 안착한 뒤 점차 상승할 것이라고 점쳤다. ‘조만간’이란 표현에 대해서는 “늦어도 6월”이라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에겐 주가가 밀릴 때마다 그동안 크게 떨어진 정보통신 관련주와 증권주 경기민감주를 저가 매집할 시기임을 강조했다.
“다소 낙관적이다.” 또 다른 투자전략가인 교보증권 김석중이사의 견해다. 그는 종합주가지수는 6월말까지 580∼600선에서 횡보를 보이다가 7월 발표되는 2·4분기 미국 기업실적에서 상승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경제가 바닥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회복될 징조가 아직 불투명하다. 1.5%내외의 분기성장률이 몇 분기 지속돼 4·4분기 이후나 바닥 탈출을 시도할 것이다. 즉 U자형이다.”
미국 경기와 관련 그는 “국내 경기가 돌파구를 찾으려면 내수나 소비심리도 중요하지만 역시 수출이 살아나야한다.
그러러면 수출의 38%를 차지하는 반도체 등 정보통신 제품에 대한 미국기업의 수요가 살아나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바닥 확인 전까지 △실적대비 저평가주 △저PER주 위주의 단기거래 △아예 6개월 이후를 본 경기관련주의 장기투자 등을 권고했다.
굿모닝증권의 이근모전무는 “경기 바닥 확인은 현재로선 전망이 힘들다”며 김이사쪽의 의견에 동조를 표했다. 그러나 주가 전망에 대해선 다소 달랐다. 6월 중 반짝 장세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 700까지도 점쳤다. 시나리오는 이렇다.
‘현대투신문제의 해결→공적자금 투입→은행 보험등 기관투자가의 주식투자 여력 확대→주가 단기상승 촉발’이다. 만약 이런 과정을 거친다면 개인투자자들은 소형종목 위주로 실적 대비 저평가된 종목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
이전무는 “개인투자자의 증시 대기자금이 풍부하기 때문에 구조조정 측면에서 호재가 있다면 반짝장세는 가능하다”며 “하지만 이것이 지속될지는 역시 경기바닥 탈출의 징조가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세 명의 투자분석가가 내놓은 엇갈린 전망. 어디를 따를지는 투자자의 선택이다. 하지만 어떤 시나리오가 들어맞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한 일임에 틀림없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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