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동아건설 최종파산]아파트 1만여가구 공사지연 입주차질

  • 입력 2001년 5월 11일 18시 27분


‘리비아 대수로 신화’를 이루었던 국내 간판급 건설업체 동아건설이 최종 파산함에 따라 국내외 파장이 우려된다. 먼저 상당수 토목공사와 아파트 공사가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해외공사 실적 3위인 동아건설의 파산으로 한국 건설업체의 해외 신인도도 타격을 입게 됐다.

▽급물살 탈 회사정리〓동아건설이 맡고 있는 국내 공사는 115건에 2조1085억원. 해외공사는 리비아 대수로 공사 등 4개국 12건에 69억달러. 동아건설 파산관재인과 채권단은 이들 공사를 선별해 빠른 속도로 회사를 정리할 계획이다. 시공사 교체 등으로 공사나 입주가 늦어질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수익성 있는 사업장은 그동안 지연된 공사가 오히려 빨라질 수도 있다. 이미 부산 광안대교와 대전 월드컵경기장 등 15건의 국내 공사를 포기한 동아건설은 앞으로도 수익성 없는 사업장을 정리할 전망이다.

정부는 국내 13건(1만4300여가구)의 아파트 공사 중 분양보증이 된 경우에는 대한주택보증이 책임지고 공사를 끝내고 일반분양과 조합아파트는 보증회사와 주택조합의 협조 아래 원활하게 공사를 마무리토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특히 공공공사의 경우 발주처가 하도급 업체에 직접 대금을 지급해 470여개 협력업체와 600여개 자재공급업체의 피해를 줄일 계획이다.

▽해외 공사는 어떻게〓올해 수주가 확실시됐던 약 10억달러의 리비아 내 각종 토목공사 수주는 파산으로 불가능하게 됐다. 95% 공사가 진행돼 2003년 6월 끝날 예정인 리비아 대수로 2차 공사는 리비아 정부가 ‘동아건설 파산법인’을 통해 공사를 계속하기를 희망하고 있어 계약해지 등과 같은 돌발적인 상황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리비아 정부는 동아건설과 컨소시엄 참여업체인 대한통운을 상대로 13억1900만달러의 정리채권을 서울지법에 신고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자국 법원에 동아건설을 상대로 35억달러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건설교통부 이춘희(李春熙) 건설경제국장은 “이 같은 리비아측의 조치는 대수로 공사의 원활한 수행과 채권확보를 위한 절차로 파산법인이 공사를 진행하는 한 외교적 분쟁 등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베트남 등에서의 공사는 7월 채권자 집회에서 지속여부가 결정된다.

▽남은 일정〓동아건설은 11일부터 파산절차에 들어갔다. 6월 12일까지 채권신고를 받은 후 7월 6일 채권자집회를 갖는다. 파산관재인이 채권 신고를 받아 채무를 확정하고 자산을 파악한 후 자산 대비 부채비율에 따라 ‘빚잔치(청산배당)’를 끝내면 동아건설의 파산절차가 끝나고 법적실체도 없어진다.

동아건설은 직원 2800명에 자산 3조3173억원, 부채 4조8181억원(파산시 법원이 파악한 수치)으로 덩치가 큰 데다 그동안 분식회계 의혹이 계속 제기돼 청산이 마무리되는 데 길게는 4∼5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동아건설은 6월7일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증권거래소는 11일 회사정리절차 폐지결정이 확정된 동아건설에 대해 16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영업일 기준 15일간 정리매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동아건설은 2월7일부터 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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