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실리콘밸리 감원 한파 청소부들도 불안

  • 입력 2001년 5월 11일 18시 25분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의 스리컴 본사 앞. 붉은 티셔츠 차림의 청소원 100여명이 모여들었다. 청소용구 대신 영어와 스페인어로 ‘실직하면 길거리로 나앉는다’ ‘실직하면 애가 아파도 약도 못산다’고 쓰인 피켓이 손에 들려 있었다. AP통신은 이들이 네거리를 빙 둘러싼 채 20여분간 차량 통행을 막고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컴퓨터 신기술과 부(富)의 상징이던 실리콘밸리는 요즘 ‘해고 감원 긴축 경영’ 소식들로 침울하기만 하다. 이곳 닷컴기업들이 경비 절감에 나서고 있어 청소원 3500명 중 약 400명이 일자리를 잃을 전망. 서비스 노조 관계자는 “닷컴기업 직원들은 여차하면 옮겨갈 곳이 많지만 청소원들은 한번 잘리면 갈 데가 없다”고 하소연한다.

네트워크 장비제조업체인 스리컴의 에릭 벤하모 회장은 작년 여름 청소원 임금 인상 요구를 지지해 준 몇 안되는 전문기술자 출신 경영자. 그러나 올해 스리컴은 경영난으로 2월에 이어 7일 종업원 30% 감원을 발표했다. 이 회사 대변인은 “직원이 적어지면 청소거리도 줄어들 것”이라며 청소원 감원 가능성을 내비쳤다.

<홍권희기자>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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