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젊은 해태 패기 만만…1년만에 환골탈태

  • 입력 2001년 5월 10일 18시 33분


위에서부터 홍세완, 김상훈, 양현석, 정성훈
위에서부터 홍세완, 김상훈, 양현석, 정성훈
9일 광주구장에선 정말 오랜만에 보는 광경이 펼쳐졌다.

지난해 단 한번도 5000명 이상의 팬이 찾은 적이 없는 광주구장엔 해태와 삼성의 경기를 보기 위해 이날 5373명의 관중이 몰려들었다. 99년 5월 30일 광주 삼성전(6200명) 이후 근 2년 만의 최다 관중.

해태가 3회 7점을 내고 일찌감치 승리가 굳어지자 흥이 난 광주팬들은 경기 내내 ‘파도타기 응원’을 하며 한껏 신을 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팬들의 열기는 가라앉지 않았다. 광주구장 출입문으로 선수들이 빠져나가자 100여명의 팬은 일일이 선수 이름을 연호. 김성한 감독(43)은 하도 많은 사람이 몰려들어 안전요원의 에스코트를 받아야 할 정도였다.

이처럼 광주팬이 열광하고 있는 것은 물론 ‘젊은 호랑이’들의 변신 때문이다.

김응룡 감독의 18년 ‘장기집권’ 이후 지휘봉을 물려받은 40대 김성한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젊고, 패기 있고, 근성 있는 야구”를 외쳤다. 실제로 뚜껑을 열자 해태는 지난해와는 분명 달랐다.

우선 가장 큰 특징이 ‘젊은 팀’이라는 것. 해태의 주전 라인업 9명 가운데 용병 산토스(35)를 제외하곤 전원 20대 선수들로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젊다. 특히 프로 2, 3년차로 기량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는 정성훈 양현석 홍세완 김상훈의 활약은 인상적이다. 2년차 양현석은 “은근히 젊은 선수들간에 경쟁이 생겨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젊어진 해태는 근성도 남다르다. 지난달 두산과의 경기에서 0-9로 뒤지다 포기하지 않고 쫓아가 10-10 무승부를 만들기도 했다. 최근엔 4경기 연속 역전승. 이러다 보니 팬들은 ‘해태는 포기하지 않는 팀’이란 인식을 갖게 됐다.

물론 젊고 근성 있는 팀을 만든 중심엔 김성한 감독이 있다. 그는 3시간여의 경기 내내 감독 의자에 앉지 않고 서서 팀을 지휘한다. “선수들과 같이 호흡하기 위해서”라는 게 그의 설명. 김 감독은 “시즌 전 5할 승률을 목표로 했는데 이제 5할이 됐다. 후반기에 재활치료중인 투수 이대진도 가세하면 한번 해볼 만하다”며 자신감을 보인다.

<광주〓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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