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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3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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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 어린이날로 번졌다.
“어린이날 무슨 좋은 계획이 있니?”(의사)
“뭐 별로. 평소 잘해주면 그만이지. 무슨 날이라고 굳이 ‘의무적’으로 그럴 필요가 있을까.”(아들)
“그래. 네 말도 일리가 있다. 요즘은 일년 365일 중 매일 매일이 어린이날 아니냐. 뼈빠지게 일해 애들 교육시키고 외식도 자주 시켜주지만 아이들이 어디 아버지 고마운 줄 알기나 해?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 욕은 욕대로 먹는 게 요즘 ‘애비’들이야.”(할머니)
“맞아요, 어머니. 예전에는 생선 한 토막이 생겨도 아버지 앞에 놓아드리곤 했고, 아버지가 잡수시고 남겨야 아이들 차지가 되곤 했는데….”(며느리)
“그래요. 아버지들이 정말 불쌍해요. 이번 어린이날은 정말 ‘아빠’를 쉬게 해드려야겠어요.”(딸)
식사 후 계산은 ‘애비’와 ‘아빠’가 했다.
<오명철기자>osc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