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제3회 중고생 컴퓨터작품 공모전 심사평

  • 입력 2001년 4월 29일 18시 32분


-정갑주 심사위원장(건국대 교수)

2001년 대회의 뚜렷한 작품경향은 사회적 관심분야가 반영되었다는 점이다. 게임 보안 무선인터넷 분야가 집중 출품되었다. 또 인터넷 신기술의 발전방향을 반영한 작품들이 많았다.

작품수준은 전반적으로 크게 향상됐다. 대상을 받은 작품들은 작품제작기술 및 작품기능 면에서 심사위원들을 감탄시킬 정도였다.

대상작품인 실시간 3D 액션게임 ‘MOBIDIC’은 프로 게임 제작자 수준의 기술을 구사했다. 예를 들면 근거리 물체와 원거리 물체를 구별해 영상속도를 최적화하는 기술이 구현됐다. 또다른 대상 작품인 보안관리도구 ‘야누스’는 출품자의 직접 시연을 통해 온라인으로 유명 사이트들의 보안취약점을 실시간으로 찾아내고 수정방법을 제시한 수작.

대상작품인 ‘HandCom’은 휴대전화를 이용해 컴퓨터에 연결된 비디오 카메라 등을 원격조종하는 아이디어를 실현해 중고생들의 무선인터넷 경쟁력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대회 참가자들이 너무 유행을 좇는 것은 문제인 듯 하다. 그 결과 신선한 아이디어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건국대에서는 역대 수상자들이 직접 운영하는 공모전 홈페이지(kkusoft.konkuk.ac.kr)를 만들어 대회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과 역대 수상자들이 함께 작품의 안목을 높이는 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눈에 띄는 것은 PC통신과 인터넷 연구모임이 활성화되면서 중고생들의 기량 역시 향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PC통신과 인터넷 상의 소프트웨어 관련 동아리들은 오랜 기간을 통해 다양한 기술지식 축적과 공유방법을 확보하고 있다. 대회 수상자들은 거의 모두 이러한 동아리들을 통해 최신기술을 배우고 또한 자신이 습득한 기술을 전파하고 있었다. 또한 지리적 위치에 제약을 안 받는 PC통신과 인터넷의 특성 덕분에 일반적으로 정보통신 분야에서 낙후돼 있을 것으로 여겨졌던 지방에서도 많은 수상자가 나올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안타까운 사실은 학생들의 작품개발 과정이 학교 정규교육과정 밖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수업시간 이후 심야에 작품을 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으로 소프트웨어 인재의 조기발굴의 필요성이 인정돼 대학입시에서 정보화 특기상에 대한 제도가 만들어진 상황인데도 정규교육과정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깝다.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해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정규수업을 등한시하게 되고 학교 선생님들도 이 학생들을 문제시하는 ‘악순환’이 거듭되게 된다. 단기간에 풀기는 어렵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3회대회를 치렀지만 고무적인 사실들이 많이 발견됐다. 다음해에 참가하는 학생들과 함께 노력해 고무적인 사실들은 더욱 발전시키고 발견된 문제점들은 개선시켜 보다 나은 대회를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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