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율량동에 사는 박명순(朴明淳·57), 신경자(愼京子·57)씨 부부는 24일 숨진 딸 지영(26)씨의 모교인 괴산군 증평읍 증평정보고를 찾아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1000만원을 기탁했다.
지영씨는 95년 정보고를 졸업한 뒤 괴산축협에 다니면서 대학 진학의 꿈을 키워오다 올해 주성대에 합격했으나 합격통지를 받은 지 불과 며칠 만인 2월 11일 오전 직장에 출근하다 교통사고로 숨졌다.
이번에 장학금으로 내놓은 돈은 지영씨의 퇴직금 800만원과 명순씨가 딸의 등록금으로 마련해 놓은 200만원을 합친 돈.
명순씨는 “딸의 49재(齋)를 마친 뒤에야 마음을 추스르고 딸 몫의 돈을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 지영이처럼 대학 진학의 꿈을 품고 있으나 돈이 없어 애태우는 후배들에게 자그마한 도움이라도 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명순씨는 3년 전 다니던 회사가 부도나 직장을 잃은 뒤 택시운전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괴산〓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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