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인텔, 삼성전자에서 완전히 손떼나

  • 입력 2001년 4월 26일 13시 00분


인텔이 삼성전자에서 손을 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텔은 지난 24일(현지시각) 삼성전자의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교환사채(EB) 2억1100만 달러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같은 조치가 인텔이 3년 안에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인텔이 교환사채를 발행한 것은 이번 교환사채를 매입한 투자자들이 원할 경우 인텔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CB를 주식으로 바꿔 투자자들에게 삼성전자의 주식으로 주겠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삼성에 대한 잠재적 지분투자를 이번 기회에 떨어버리는 셈이다.

인텔은 지난 99년 PC의 처리속도 기술개발을 위해 삼성전자 지분의 1%에 해당하는 1억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사채의 형태로 발행됐다. 그후 삼성전자의 주가는 달러기준으로 당시 80달러에서 168달러(20만원)로 뛰었다.

인텔의 대변인인 로버트 마네타는 "그동안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해도 인텔은 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았으나 현재 삼성의 주가가 인텔의 투자이후 2배를 웃돌고 있기 때문에 투자수익을 거둬들일 때가 됐다"고 말했다.

충분히 자본이득을 얻었으므로 이를 실현하자는 것이다.

인텔이 삼성전자의 CB와 교환조건으로 새로 발행해 판매하려고 하는 교환사채의 규모는 약 2억800만~2억1100만 달러다. 만기는 2004년 2월로 돼있으며 만기까지는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다.

인텔이 이번 교환사채를 발행함으로써 삼성전자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지는 분명치는 않다.

인텔측은 "교환사채가 팔릴 때까지는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자로 남아있게 된다"고 말한다.

또 교환사채발행에는 삼성전자 주가가 34만원까지 오를 때 되살 수 있는 콜옵션이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인텔이 현주가대비 17.3%의 프리미엄을 얹어 교환사채를 발행했다"며 "이번 발행에 인텔측의 콜옵션이 포함돼 있어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할 경우 이를 되살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콜옵션을 행사하고 안하고는 인텔에 달려있다. 행사하지 않더라도 손해볼 것은 없어보인다.

인텔은 지난 10년 동안 자사의 칩을 이용한 컴퓨터생산업자들을 돕기 위해 꾸준히 투자를 지속해 전 세계적으로 575개 이상의 회사에 지분을 가지고 있다.

마네타 대변인은 "인텔 캐피탈을 통해 지난해에만 38억달러 이상의 투자이익을 실현했다"고 말하고 있다.

인텔이 손을 털고 나가는 것이 삼성전자에는 득(得)이 될까 실(失)이 될까.

삼성전자측은 인텔이 34만원에 콜옵션을 걸어둔 것을 삼성전자의 주가상승을 기대한다는 뜻이라고 조심스레 해석하고 있다.

이병희<동아닷컴 기자>amdg3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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