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공포의 두산 '지그재그 타선'

  • 입력 2001년 4월 24일 18시 40분


3번 우즈, 4번 니일, 5번 김동주, 6번 심재학(위에서부터)
3번 우즈, 4번 니일, 5번 김동주, 6번 심재학(위에서부터)
오른손, 왼손, 오른손, 왼손….

두산 베어스의 ‘지그재그 타선’이 폭발하고 있다.

두산은 시즌 개막 전 중심 타선의 위력이 8개팀 가운데 중위권으로 평가받았다. 지난 시즌 공격을 이끌던 심정수가 현대로 떠났고 대신 심재학이 들어와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

시즌 초반 뚜껑을 열고 보니 이런 예상은 여지없이 깨졌다. 우즈―김동주―심정수의 오른손 타자 일색이던 타선이 올 시즌에는 왼손잡이 심재학(29)과 트로이 니일(36)의 가세로 좌우 균형을 맞춘 이상적인 조합을 이뤘다. 우즈―니일―김동주의 ‘클린업 트리오’에 6번 타자 심재학이 뒤를 받치는 ‘지그재그’ 타선.

제대로 된 왼손 타자라고는 정수근 하나였던 두산은 믿음직한 왼손 강타자까지 가세, 타선이 더욱 묵직해졌다는 평가. 두산이 줄곧 순위표 꼭대기를 유지하며 23일 현재 10승6패로 한화 삼성과 공동 선두로 나설 수 있었던데는 무엇보다도 중심타선이 고비에서 제몫을 충분히 해준 덕분.

밑지는 거래였다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받은 심재학은 타율 0.340을 기록하며 팀 내에서 가장 많은 홈런 5개와 18타점으로 새 둥지에서 활약하고 있다. 동계훈련에서 밀어치기 훈련에 구슬땀을 쏟아 바깥쪽 공략에도 눈을 떴다.

6일 해태전에서 오른쪽 엄지발가락을 다쳐 ‘개점 휴업’ 상태였던 니일도 17일 삼성전부터 그라운드에 복귀해 ‘불 방망이’를 시험 가동했다. “야구 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한국에서 지피겠다”고 말한 니일은 안타 5개 가운데 3개를 2루타로 장식했을 만큼 호쾌한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으며 타율 0.333에 장타율은 0.733. 허리 통증으로 지난 주말 한화와의 경기에 빠진 그는 부상이 회복되면 다시 맹타를 휘두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집중 견제를 받는 두산의 ‘지그재그 타선’은 팀 공격력을 동반 상승시키는 효과까지 보고 있다. 홍성흔 안경현 등 하위 타선까지 반사이익을 얻어 펄펄 날고 있는 것.

김인식 두산 감독은 “평소 구상대로 왼손과 오른손 타자가 엇갈리도록 라인업을 짜 효과를 보고 있다”며 “새로 팀에 합류한 심재학과 니일이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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