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방망이 약한 포수는 가라”…‘공격형 전성시대’

  • 입력 2001년 4월 23일 18시 41분


조인성
포수들이 가장 잘 걸리는 병은 ‘치질’이다.

매일 쪼그려 앉아 투수들 공을 받아야 하기 때문. 어디 그뿐인가. 내외야 진두지휘도 해야지, 타자와의 머리싸움도 신경써야지…. 그야말로 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때문에 포수는 공격보다 수비로 평가받기 마련. 하지만 지난해 현대 박경완의 홈런왕 등극에 자극을 받았는지 올해엔 타격으로 승부를 보는 포수들이 부쩍 늘어나 관심을 끈다. 이른바 ‘공격형 포수의 전성시대’.

‘공격형 포수’의 선두주자는 LG 조인성(26). 98년 입단후 2년간 김동수(현 삼성)의 빛에 가린데다 지난해엔 김정민과 포수자리를 나눠 갖는 바람에 두각을 나타나지 못했다가 올해 호쾌한 타격을 앞세워 주전 자리를 꿰찼다.

16경기에서 타율 0.354(48타수 17안타)로 타격 7위에 3홈런 12타점으로 LG 하위타선에서 중심타자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주 6경기 타율이 0.526에 달했다. 앉아서 2루도루를 저지하는 강한 어깨에 방망이까지 좋아졌으니 투수리드만 다듬으면 ‘금상첨화’.

해태 포수 김상훈(24)의 약진도 인상적이다. 광주일고―고려대를 거치면서 청소년대표와 국가대표 등 엘리트코스를 밟아온 김상훈은 프로 2년만에 주전급 포수로 컸다. 타율 0.347(49타수 17안타, 타격 9위)도 돋보이지만 홈플레이트를 파고드는 주자들을 막아내는 블로킹 능력도 뛰어나다.

삼성 진갑용(27)은 “10년에 한번 날까말까한 선수”라는 아마때의 명성에 비해 프로에선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선수. 하지만 올해는 공수에서 김응룡감독을 흡족하게 만들고 있다. 베테랑 김동수를 제치고 주전 마스크를 쓴 진갑용은 타율 0.317(60타수 19안타)에 2홈런 10타점. 그는 “요즘엔 정말 야구할 맛 난다”며 신이 나 있는 표정. 지난해 홈런왕과 페넌트레이스 MVP를 동시석권한 박경완(29)은 타율 3할에 3홈런으로 실력이 여전하고 특이하게 왼쪽 오른쪽 타석에서 번갈아 서는 스위치 타자로 변신한 롯데 최기문(28)도 타율은 0.255지만 고비마다 한방씩을 날려주고 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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