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강]훤해지는 탈모 "정말 고민이에요"

  • 입력 2001년 4월 22일 18시 48분


‘30세 이전에 90.6%가 발견’, ‘평균 시작연령 24세’, ‘주변으로부터 놀림받은 경험 69.8%’, ‘자신의 나이보다 많다고 오인받은 경험 45.3%.’

최근 경희대의대 피부과와 정신과에서 탈모현상이 있는 남성환자 19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일수과장은 “탈모는 신체의 결함이 아니라 일종의 질환”이라며 “초기에 치료하면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탈모의 종류〓크게 남성형 탈모와 기타 탈모로 나눠진다. 기타 탈모에는 원형탈모증이 대부분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거세된 남성들은 대머리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당시 이같은 원인을 설명할 수 없었으나 최근 이 것이 ‘호르몬’과 관계된 것을 알게 됐다. 해당 남성호르몬은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이 남성호르몬은 탈모 남성의 두피에서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DHT는 모발의 성장기를 단축시키고 모발의 뿌리 등을 감싸고 있는 털주머니를 위축시켜 탈모를 유발시킨다.

유전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어떤 두피의 털주머니는 유전적으로 DHT에 반응하게 돼 있어 남성형 탈모를 일으킨다. 결국 남성형 탈모의 정도와 진행 속도는 유전적 원인과 남성호르몬의 양에 의해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원형탈모증은 남녀노소 다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주로 젊은층에서 잘 생긴다. 병원에선 현미경으로 뽑은 머리카락 상태를 검사하거나 혈액검사로 진단한다. 주원인은 스트레스지만 호르몬의 과다분비, 남성호르몬 약물의 복용, 빈혈, 갑상샘 기능저하증 등의 원인도 있기 때문에 혈액검사를 한다.

▽치료는 어떻게〓약물복용과 수술로 치료한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의약품으로 바르는 ‘미녹시딜’과 MSD사에서 개발한 먹는 ‘프로페시아’가 있다.

미녹시딜은 하루 두 번 머리에 바르는 약으로 임상시험 결과 4개월 사용할 경우 복용자 중 60% 정도가 탈모현상이 중단되거나 머리카락이 다시 나는 효과가 있다.

하루 한번 먹는 프로페시아는 유일하게 먹는 치료제. 최소한 6개월 이상 복용해야 하지만 효과는 가장 좋다. 24개월 꾸준히 복용한 환자 중 83%가 탈모현상이 중단됐고 66%는 머리카락이 다시 나기 시작했다.

이들 약의 한계는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탈모가 진행되고 중등도 이상의 탈모증과 연령층이 낮은 경도 및 중등도 탈모증에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것.

어느 정도 진행된 탈모에는 수술이 확실한 치료법. 인조 머리카락을 옮기는 시술도 있지만 염증이 생겨 고생하기 쉬운데다 두피의 이물질 제거 메커니즘 때문에 머리카락이 잘 빠져나간다.

따라서 피부과나 성형외과에선 자가모이식을 주로 한다. 환자의 뒷머리에서 모낭이 붙어있는 모발을 떼어내 탈모 부위로 이식하는 방법으로 효과가 좋다. 자가모이식술은 날이 아주 가는 메스를 이용해 두피를 잘라낸 뒤 한 두 올씩 옮겨 심는 ‘마이크로슬림식’과 주사기 비슷한 모양의 이식기로 머리카락을 이식하는 ‘최식’이 있다.

우리나라에선 최식을 많이 하는데 두 시간에 1000∼1500올을 심으며 서너 번 시술을 받는다. 시술 뒤 2개월이 지나면 심은 머리카락 중 70% 정도가 빠지나 뿌리가 살아있어 대부분 다시 난다. 서울성형외과 한상백원장에 따르면 최근에는 생착률을 더욱 높이기 위해 자연스러운 머리카락 형태를 보존하기 위해 ‘모낭단위 이식술’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모낭이식술에 비해 모낭의 손상을 줄이고, 모발이식을 위해 절개하는 두피 부위가 적어 상처의 회복이 빠르며 모발의 성장을 극대화해 정상 모발과 가장 비슷한 모양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진한기자·의사>likeday@donga.com

◇나에게도 탈모증이 올까?

①평소 어깨가 자주 결린다.

②손발이 차가운 편이다.

③간에 이상이 있거나 간질환 약을 복용한 적이 있다.

④식사를 자주 거른다.

⑤몸무게가 갑자기 늘거나 줄었다.

⑥음주를 즐긴다.

⑦아파서 한 가지 약을 오랫 동안 복용한 적이 있다.

⑧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다.

⑨땀을 많이 흘리는 과격한 운동을 좋아한다.

⑩머리를 매일 감지 않는다.

⑪머리를 감을 때 비누를 사용한다.

⑫모자를 자주 쓴다.

⑬헤어 스타일을 자주 바꾼다.

⑭드라이어를 매일 10분 이상 사용한다.

⑮비듬이 자주 생기거나 머리가 가렵다.

※5가지 이상 해당되면 탈모증이 올 가능성이 있으므로 평소 두피관리를 해주는 것이 좋다.

◇맞춰보세요

○×로 답하셔요.

문)①금발이나 갈색이나 머리카락 수는 비슷하다.

②머리카락은 늦봄과 초여름 사이에 가장 잘 자란다.

③사람이 죽은 뒤에도 머리카락은 자란다.

④머리카락은 자르지 않으면 무한정 자란다.

⑤사람 외에도 머리카락이 빠지는 동물이 있다.

답)①× 머리엔 평균 10만개의 머리카락이 있는데 금발은 평균 14만개, 갈색은 10만8000개, 붉은색은 9만개 정도로 다르다.

②○ 머리카락은 하루 0.2∼0.3㎜ 자라며 온화한 날씨에게 가장 잘 자란다.

③× ‘귀신영화’에서만 자란다.

④× 머리카락은 자라다 멈춘다. 기네스북에는 3.3m까지 자란 사람이 있지만 보통 사람은 90㎝ 이상 자라지 않는다.

⑤○ 오랑우탄 등 영장류 중엔 나이가 들면서 머리가 빠지는 동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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