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일본 구로다 재무관 "엔화약세 정책은 없다"

  • 입력 2001년 4월 17일 11시 37분


일본 구로다 하루히코 재무성 재무관이 일본경제 부양을 위해 엔화약세 정책을 취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1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구로다 재무관이 '일본이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미국의 수출에 손해를 입히면서까지 엔화약세 정책을 취할 것'이라는 의심을 불식시키기 위해 나섰다고 보도했다.

구로다 재무관은 일본이 엔화약세를 위해 미국과 어떠한 합의를 도출했다는 소문을 강력히 부인했다. 일본은 '경제적인 펀더멘털 선상에 있는' 통화를 원하며 현재 엔화를 약화시킬 아무런 이유도 없다는 것.

그는 "엔화약세정책이 경제회복을 가져오는 합리적인 방안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환율을 경제부양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경기둔화가 나타나고 있는 현 상황으로 볼 때 경쟁적인 통화의 평가절하는 불합리하다는 설명이다.

신문에 따르면 이같은 발언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최근의 엔화약세가 자국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나선 후 나온 것이다.

이번 주 한국의 한승수 외교통상부장관도 일본에 엔화약세가 아시아 다른 국가들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볼 것을 건의했다.

아시아 국가들의 이같은 우려는 미국이 일본 경제부양을 위해서는 엔화약세를 용인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져감에 따라 더욱 커졌다.

그러나 구로다 재무관은 "시장관계자들 사이에 큰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일본과 미국 사이에 비밀리에 행해진 합의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엔화약세를 탓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강조하며 "몇몇 아시아 국가들은 엔화의 지속적인 하락세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만 그들이 현재 직면한 문제의 펀더멘털은 세계적인 경제둔화이지 달러-엔 환율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유미<동아닷컴 기자>heav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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