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파고><테러리스트>외

  • 입력 2001년 4월 13일 19시 37분



[14일]

▼파고(MBS 밤11·10)▼

감독 조엘 코엔. 주연 프랜시스 맥도먼드, 스티브 부세미, 윌리엄 메이시. 1996년작.

기발한 상상력의 코엔 형제가 1987년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범죄영화.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빚을 수 있는가를 뛰어난 캐릭터 설정과 경쾌한 구성으로 담아냈다.

빚에 쪼들린 자동차 세일즈맨 제리(윌리엄 메이시)는 부유한 장인의 돈을 뜯어내기 위해 폭력배 칼(스티브 부세미)과 피터에게 아내의 납치를 사주한다.

칼 일당은 납치극엔 성공했지만 속도위반으로 검문받다 경관과 목격자를 살해하면서 사태는 복잡하게 꼬이기 시작한다.

미련함과 잔인함을 골고루 갖춘 범인들이 벌여놓은 살육극을 해결하는 인물은 시골 여경찰서장 마지(프랜시스 맥도먼드). 천연덕스런 그녀의 모습에선 할리우드 영화의 영웅 만들기 에 대한 조롱과, 폭력을 숭배하는 남성적 세계에 대한 통쾌한 풍자를 함께 읽을 수 있다. 코미디와 스릴러, 추리극의 재미가 골고루 담긴 영화. 1996년 칸느 영화제 최우수감독상, 1997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각본상 수상작. 원제 Fargo. ★★★★☆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만점=★ 5개. 평점 출처= 믹 마틴 & 마샤 포터의 비디오무비 가이드 2000 ·동아일보 영화팀)






▼데스페라도(KBS2 밤10·40)▼

감독 로베르토 로드리게즈. 주연 안토니오 반데라스, 셀마 헤이엑, 스티브 부세미. 1995년작.

비디오시장을 겨냥하고 만든 7000달러의 저예산독립영화 엘 마리아치 (El Mariachi·스페인어로 악사 란 뜻)의 대성공에 힘입어 할리우드의 전폭적 지원속에 만들어진 속편.

낡은 기타 케이스안에 상상을 초월하는 무기를 지니고 다니는 떠돌이 악사(안토니오 반데라스원)는 사랑하는 여인과 한쪽 손을 앗아간 마약밀매상 부초에 대한 복수에 나선다.

발레같은 액션 장면은 볼만하지만 전편에서 로드리게즈감독이 보여준 재기는 사라졌다. 원제 Desperado.★★



▼퀸테트(EBS 밤10·00)▼

감독 로버트 알트만. 주연 폴 뉴먼, 페르난도 레이. 1979년작.

할리우드의 반항아 로버트 알트만 감독이 빙하 시대를 맞은 미래의 지구를 그린 SF영화. 물개 사냥꾼인 에섹스(폴 뉴먼)는 장작을 구하러 간 사이 굉음과 함께 임신한 아내와 동생을 잃는다. 아내가 죽게 된 비밀을 밝히려는 에섹스는 6명의 인원이 참여하는 퀸테트 토너먼트에 말려든다. 퀸텐트는 패배한 사람을 개의 먹이로 던져주는 참혹한 생존게임.

알트만의 영화중에서 가장 절망적 세계관을 보여준다는 평을 받았다. 원제 Quintet. ★★



▼달콤한 신부들(KBS2 오후1·10)▼

감독 강우석. 주연 최재성 최수지 박현숙 정종준. 1988년작.

투캅스 생과부 위자료청구소송 을 대표작을 갖고 있고 최근 공공의 적 이란 영화로 감독 복귀를 선언한 강우석 감독의 데뷔작. 농촌 총각들의 결혼 문제라는 사회적 이슈를 코믹 터치로 접근했다. 신부감을 구하기 위해 시골에서 상경한 농촌총각 재수(최재성)와 고생(정종준)은 뜻을 이루지 못하자 각각 각각 사우나와 다방에서 일하는 아가씨를 점찍고 적극적인 구애작전을 벌인다. ★★☆






▼테러리스트 (SBS 밤1·00)▼

감독 김영빈, 주연 최민수, 이경영, 염정아, 유오성. 1995년작. 이현세의 만화 카론의 새벽 이 원작인 액션영화.

무난한 배우라기보다 남성적이고 거친 이미지가 강한 특정 배역을 맡았을 때 최고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최민수는 이 영화에서 테러리스트 역을 맡아 자기최면이라도 건 듯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다. 개봉 당시 최민수가 멋진 깡패 역을 맡았던 TV드라마 <모래시계>의 영향을 받아 흥행에도 꽤 성공했다.

고아 형제인 사현(이경영)과 수현(최민수)은 함께 자라 경찰이 된다. 형은 서울경찰청에서 출세가도를 달리지만, 동생은 함정에 빠져 징역을 산다. 출소한뒤 친구가 범죄조직의 하수인에게 끌려가 죽는 것을 본 수현은 주먹으로 세상을 다스리겠다고 결심하고 무법의 테러리스트로 변신한다.

제작한지 5년이 넘은 탓에 특수촬영 등이 조악해 보일 수 있을 듯. 그러나 이 영화는 싸움의 리얼리즘 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몸이 맞부딪히고 피가 튀는 폭력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 장면이 줄곧 이어지고 순정이나 사랑같은 것은 끼어들 여지가 없는 하드 보일드(Hard-boiled)액션 영화다. ★★★☆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만점=★ 5개. 평점출처= 믹 마틴&마샤 포터의 비디오무비 가이드 2001 ·동아일보 영화팀)




▼ 로빈슨 가족(KBS1 밤11·20)▼

감독 켄 아나킨. 주연 존 밀즈, 도로시 맥과이어, 제임스 맥아서. 1960년작. 작가 요한 위스가 쓴 같은 제목의 소설을 원작 삼아 월트 디즈니 영화사가 제작했다. 신비한 무인도를 배경으로 야생동물과 해적이 출몰하는 가족용 영화.

스위스의 로빈슨 가족은 나폴레옹의 도발로 전쟁에 휩싸인 유럽대륙을 피해 새로운 땅 뉴기니를 찾아 항해를 떠난다. 도중에 폭풍을 만나 근처 무인도에 상륙하게 된 이 가족은 로빈슨 크루소에 버금가는 지혜로 무인도 생활을 시작하게 되고, 해적의 침략 등 역경을 겪으며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배우게 된다. 원제 Swiss Family Robinson. ★★★☆



▼사막의 여우, 롬멜(EBS 오후2·00)▼

감독 헨리 헤서웨이. 주연 제임스 메이슨, 세드릭 하드윅. 1951년작. 독일 아프리카군의 최고사령관이었던 어빈 롬멜의 생애 후반부에 일어난 일들을 다큐드라마의 형식을 통해 묘사한 전쟁영화.

롬멜은 히틀러의 광기어린 통치가 조국을 패망의 길로 몰아가고 있음을 깨닫고 총통 암살 계획을 세우지만 이는 실패로 돌아가고 대대적인 반역자 색출 작업이 시작된다. 사막의 여우 는 북아프리카 전선에서 능수능란한 전술을 구사했던 롬멜의 별명. 이 영화에서 롬멜은 조국을 사랑했던 성실한 군인의 표상으로 묘사된다. 원제 The Desert Fox. ★★★★



▼올가미(MBC 밤12·20)▼

감독 김성홍 감독. 주연 최지우 윤소정 박용우. 1997년 작. 고부갈등도 사이코 스릴러물의 소재가 충분히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영화. 50대 초반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매력적인 진숙(윤소정 분). 그는 외아들 동우(박용우)가 수진(최지우)과 결혼하자 이제껏 아들에게 유일한 여자였던 자신의 위치를 불안해하고 마침내 수진을 향한 질투를 터뜨리는데…. 영화 손톱 으로 스릴러물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김성홍 감독은 촬영의 80%를 좁은 세트 안에서 진행해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광적인 집착을 보여준 윤소정의 눈빛 연기가 볼 만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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