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특별한 인연이 있다. 국경을 초월한 오랜 지기이기도 하지만 그 가족사에는 한일관계의 그늘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김의원의 부친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 강제 징용돼 청력을 상실할 정도로 갖은 고초를 겪었고, 도이 의원의 부친은 당시 조선총독부 고위관료였다. 아버지들의 삶은 이처럼 엇나갔지만 그 아들들의 어깨에는 이제 과거를 청산하고 극복해야 할 과제가 지워진 것.
도이 의원은 서울 창신동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초등학교까지 다녔다. 도이 의원이 신학을 전공한 것도 일본 역사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이었다고 한다.
두 의원은 97년 한일기독의원연맹을 결성하면서 알게 됐다. 공동대표를 맡게 된 두 의원은 선대의 악연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98년과 2000년에는 ‘한일간 화해와 협력,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PPP(부산 판문점 평양) 십자가 대행진’을 주도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이날 만남은 한일관계의 가능성도 보여주었다.
김의원은 “교과서 왜곡은 95년 당시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총리 특별담화와 98년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에 위배되므로 재수정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도이 의원은 “이 문제로 한일관계가 악화되지 않도록 중의원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문철기자·도쿄〓이영이특파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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