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가시고기' 이동근군 "연극이 아픈 친구들에 희망되길"

  • 입력 2001년 4월 10일 18시 56분


“눈물이 잘 나오고, 대사가 잘 될 때 즐겁습니다. 그땐 정말 다움이가 된 것 같아요.”

연극 ‘가시고시’에서 다움역을 맡은 이동근군(12·창서초등학교6·사진).

그는 아버지 호연역의 안석환과 함께 관객들이 연신 눈물을 닦아내게 만든다.

웬만한 성인 연기자도 힘들다는 게 연극 무대다. 실제 이군은 대본의 절반에 가까운 대사를 연기하며 일주일에 9회의 공연을 거뜬히 소화하고 있다.

연출자인 극단 ‘산울림’의 임영웅대표는 “연극은 중간에 쉬었다가 할 수 있는 TV와 영화와 다르다”며 “‘다움이’의 집중력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실제 ‘어린 배우’의 하루는 성연 연기자들보다 더 고되다. 성인 연기자들이 대개 오후에 공연장을 찾는 반면 동근이는 학교에서 정상 수업을 받고 공연을 한 뒤 다시 숙제에 매달려야 한다.

지난 2월 공개 오디션에서 선발된 동근이는 놀랍게도 연기 경험이 없다. 15년째 간호사로 근무중인 어머니 신미혜씨(38)는 “직업상 환자를 자주 접하는 데다 소설의 감동을 잊지 못해 아들 손을 잡고 오디션장을 찾은 게 연극 출연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동근은 “‘아빠’가 다움이를 떠나 보낸 뒤 기도하는 장면이 가장 슬프다”며 “이 연극이 다움이처럼 아픈 친구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동근이의 개인적인 소망은 공연이 끝나면 좋아하는 축구와 태권도(3단)를 하는 것이다. 공연을 위해 목소리와 몸을 보호하느라 격렬한 운동을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3월27일부터 무기한 공연중. 화목 오후7시반, 수금토 오후4시 7시반, 일 오후3시. 2만원. 02―334―5915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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