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성폭력 안전지대 없다

  • 입력 2001년 4월 5일 22시 30분


직장여성과 여대생들에 대한 성적 폭력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대전 여성민우회에 따르면 최근 이 지역 사업장 35곳의 직장여성 232명을 대상으로 ‘성희롱 실태와 예방교육 현황’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대상자의 47%(109명)가 성희롱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겪은 성희롱을 유형별로 보면 △회식자리에서 술따르기와 춤추기강요가 98명(복수응답)으로 가장 많았고 △성적 농담이 74명 △억지로 손목잡기가 39명 등으로 나타났다. 성희롱의 가해자는 72%가 직장 상사라고 응답했고 직장 동료(19%),하급자(3%),거래처 직원(2%)순으로 조사됐다.

또 전북대 여학생위원회가 최근 재학생 224명(여학생 154명, 남학생 70명)을 상대로 학내 성폭력 실태를 조사한 결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 술자리 등에서 동료나 교수들이 여학생에게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하는 경우를 경험하거나 목격했다고 응답한 학생이 34.8%(78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강의 도중 교수가 ‘여자는 시집만 잘 가면 된다’, ‘여자는 순종이 미덕이다’는 등 여성을 비하하는 말을 들은 경험도 37.9%나 돼 성폭력이 대학 강의실에까지 깊숙이 자리잡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술자리 등에서 강간의 위협을 느낀 경우나 애인으로부터 원치 않는 성관계를 요구받았다고 응답한 학생도 8%(18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같은 성폭력에 대해 응답자들의 49%(110명)는 “신경쓰지 않거나 그냥 무시한다”고 응답했으며 “잘못을 지적하고 사과를 받아낸다”고 응답한 학생은 8%(18명)에 불과, 학내 성폭력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김광오·대전〓이기진기자>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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