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코스닥기업 해외전환사채 ＂비상＂

“코스닥기업의 해외전환사채를 눈여겨 보라”

코스닥 투자자들에게 투자기업의 자금상황을 점검해볼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다. 투자기업이 해외 전환사채를 발행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코스닥 기업들이 지난해 앞다퉈 발행한 해외 전환사채로 인해 비상이 걸렸기 때문. 주가가 떨어져 주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풋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환차손까지 감수해야할 처지에 놓인 것.

한글과컴퓨터는 지난달 30일 큰 위기를 넘겼다.

이날은 지난해 발행한 5000만달러의 해외 전환사채(일정 시점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에 대한 풋옵션 행사일이었다.

만약 채권자들이 일제히 풋옵션을 행사했다면 수백억원대의 채무를 한꺼번에 갚느라 유동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뻔 했다. 다행히 채권자들이 풋옵션 행사기간을 1년 뒤로 연기해준 덕택에 급한 불은 껐다.

코네스는 최근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4월 발행한 해외 전환사채 가운데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은 1960만달러에 대해 다음달 28일 풋옵션이 행사되면 유동성 악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한 원인이었다.

▽주식 전환 가능성 낮아져〓지난해 코스닥 기업들이 전환사채를 발행할 때 기준으로 삼았던 환율은 대부분 달러당 1100원대였다. 그 뒤로 환율이 급등해 최근에는 1320원을 웃돌고 있다. 원화 가치가 20% 가량 하락한 것.

지금 채권자가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다면 환차손으로만 원금의 20%를 손해보는 셈이므로 주가가 전환가격보다 20% 이상 높지 않으면 주식으로 전환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대부분 기업들이 전환사채 발행 이후 주가 하락에 맞춰 몇 차례에 걸쳐 전환가를 낮게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전환가보다 낮다는 점.

▽풋옵션 행사 우려 커져〓코스닥 기업들은 지난해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대부분 풋옵션 조항을 달았다. 풋옵션 행사일은 대개 사채 발행 후 1년째 되는 날.

올들어 주가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풋옵션 행사시 기업측은 채권자에게 통상 6∼8%의 이자를 지급하도록 계약을 맺는다. 따라서 이자에다 환율상승에 따른 환차손을 감안하면 원금의 25%를 웃도는 비용까지 한꺼번에 부담해야하는 셈이다.

▽투자자들이 눈여겨봐야할 점〓전문가들은 “각 기업별로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은 물량의 규모와 풋옵션 행사일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한다”고 지적. 하지만 회사에 따라 채무 변제 능력 등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일사료공업의 경우 그동안 전환가보다 주가가 계속 높아 400만달러의 전환사채 가운데 올들어서만 350만달러가 주식으로 전환됐다. 와이티씨텔레콤도 1000만달러나 발행했지만 일찌감치 대부분을 상환했다.

화인썬트로닉스는 전환사채 발행으로 들여온 자금을 대부분 외화예금으로 예치해뒀기 때문에 환차손에 대한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회사측은 설명. 수출 비중이 높은 휴맥스는 달러를 지속적으로 벌어들여 외화 자산이 전환사채 발행 규모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풋옵션이란?

채권등의 거래당사자들이 장래의 특정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채권등 자산을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계약.

풋옵션을 가진 채권자가 원하면 만기 상환일 이전이라도 약속된 날짜에 원금을

갚아야한다는 조항.

▼올해 해외전환사채 풋 옵션 행사일이 돌아오는 코스닥기업▼

회사	발행금액 (만달러)	미전환금액(만달러)	풋옵션행사 가능일	적용환율 (원)	전환가 (원)	3월30일 종가(원)
넷컴스토리지	1,500	1,100	5.9	1,100	7,313	2,780
대정크린	500	220	12.19	1,196	3,205	3,760
비테크놀러지	1,300	1,200	11.2	1,133	9,850	7,580
아이엠아이티	800	680	8.30	1,114	4,454	4,330
아이텍스필	750	740	10.25	1,133	26,299	25,100
에스오케이	1,000	430	11.9	1,134	12,000	11,550
와이티씨텔레	1,000	160	5.24	1,116	4,170	3,050
유니셈	150	150	5.9	1,110	4,550	4,210
청람디지탈	400	400	11.14	1,137	4,040	4,340
택산아이엔씨	600	430	8.30	1,113	1,753	1,420
한일사료공업	400	50	7.27	1,112	792	1,360
화인썬트로닉	1,000	480	6.14	1,129	3,200	2,860
휴맥스	3,000	1,700	8.23	1,114	12,500	17,000

<금동근기자>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