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여야 '국민대연합론' 치열한 공방

  • 입력 2001년 3월 30일 18시 34분


여야는 30일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 총재가 전날 충북대 특강에서 제기한 '국민대연합론'을 놓고 격렬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남궁진(南宮鎭)대통령정무수석은 이총재의 국민대연합론에 대해 "최근 논란을 빚었던 '주류(mainstream)론'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고 규정한 뒤 "동서지역 갈등도 한탄스러운데 계층별 불화를 조장하는 것은 더욱 불행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총재가) 주류론으로 국민을 양분하더니 급기야는 지식인과 비지식인으로 나눠 국민의 정부를 국민대연합의 반대세력으로 축소시키려는 정치적 계산은 큰 오류"라며 "국민대연합의 이름을 빌어 이 정부를 지식인의 적으로 만들려는 정치적 의도는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전용학(田溶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한나라당이 국정안정과 경제살리기에 집중하기 위한 개각을 폄하하면서 여권 흔들기에 나섰다가 당내 반발과 국민의 비난에 직면하자 국민대연합론으로 호도하려는 것 아니냐"며 "이총재는 국민이 외면하는 장외집회를 중단하고 국회로 돌아와 4월 임시국회가 민생·정책국회가 될 수 있도록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총재 발언은 국가와 국민을 불안에 몰아넣고 있는 현 정권에 반대하는 각계 각층의 뜻있는 국민들이 단결, 이 나라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미"라며 "청와대와 민주당 비난은 터무니없는 음해발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집권여당이야말로 계층간 불화, 동서간 갈등을 조장해 정치적 이득을 꾀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며 "집권세력은 야당 총재를 음해하기에 앞서 왜 그런 지적을 받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총재는 29일 충북대 법무대학원 특강에서 "혼란과 불안의 이 나라가 바뀌기를 원하는 모든 사람들과 양식있는 지사, 실력있는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국민대연합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었다.

<윤승모·윤종구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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