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자동차 대출' 공략

  • 입력 2001년 3월 25일 18시 46분


자동차대출 시장을 노려라.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경쟁에 이어 이번엔 자동차대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전 자동차 구입금액의 일부를 대출하던 오토론 과는 차원이 다르다. 아예 자동차회사와 제휴, 자동차를 담보로 이자율과 대출한도를 파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자동차대출 분야의 터주대감이었던 할부금융사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여신전문금융협회 이보우이사는 할부금융사 고유 영역이 침해당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면서 그러나 할부금융사가 그동안 축적해온 영업 노하우를 은행권이 쉽사리 따라오긴 어려울 것 이라고 말했다.

자동차할부금융시장의 규모는 99년말 현재 약 4조3000억원(계약한 뒤 상환하지 않은 금액 기준). 국민은행 가계금융부 황석환팀장은 미국 일본 등에선 은행이 자동차 대출시장의 50%를 차지한다 며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만큼 각 은행이 적극 공략할 것 이라고 내다봤다.

▽자동차를 담보로 한 대출=대표적 소매금융 은행인 국민과 주택이 먼저 도전장을 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판매한 오토론 의 성격을 최근 완전히 바꿨다. 르노삼성과 제휴, 구입 잔금이 치러지지 않은 자동차에 저당권을 설정한 뒤 이를 담보로 대출한다.

일정 자격요건에만 해당되면 누구나 연 10.7%로 구입금액의 90%(3000만원 범위내)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담보대출이기 때문에 이와는 별도로 신용대출도 받을 수 있다. 할부금융사를 이용할 때 내야하는 대출수수료(대출금의 1∼5%)도 없어 3년 대출받을 경우 연간 3.58% 더 싸게 사용하는 효과다. 단, 담보설정비용으로 대출금의 0.6%를 부담해야한다.

지난 2월 대우차와 손잡은 주택은행에서는 선수금을 10% 낸 경우 대출금리는 연 10.7%. 차량가 이내에서 최고 3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으며 담보설정비로 대출금의 0.6%를 부담해야 한다.

대출자격은 두 은행이 거의 비슷하며 20세 이상으로 신차를 구입할 때 △재직증명서 △소득세납부증명 △직장의료보험증 중 하나만 제출하면 된다.

▽신용대출인 자동차대출=지난해 5월 한빛은행을 시작으로 외환 하나 등이 개인고객의 신용 한도내에서 대출해주고 있으나 실적은 그다지 좋지 않다.

신용대출이어서 금리가 최고 연 11.75%로 다소 높은 데다 할부금융사보다 이용에 불편하기 때문. 이미 신용대출을 받고 있으면 한도 때문에 대출을 받을 수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단, 할부금융사의 대출수수료가 없고 국민이나 주택처럼 담보설정비 부담도 없다는 점은 장점. 신용이 좋은 경우 이용할 만하다.

▽할부금융사의 경쟁력=할부금융사의 대출금리는 은행보다 높지만 자동차대출시장이 금리에 민감하지 않는 시장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또 할부금융사의 대출기준은 은행보다 낮아 대출받기 수월하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를 사면 영업사원이 차종선택은 물론 등록이전까지 토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할부금융을 이용할 때의 이야기일 뿐 은행을 선택하면 대출은 소비자 본인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등 불편이 따른다.

<이나연, 성동기기자>laros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