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삼성 강혁 주전 뺨치는 식스맨

  • 입력 2001년 3월 22일 18시 30분


'폼 좋죠?'
'폼 좋죠?'
프로농구 10개팀 사령탑 중에서 카리스마가 가장 강하다는 삼성 썬더스의 김동광감독. 그가 한번 맘먹고 인상을 쓰면 제아무리 강심장인 선수들도 주눅이 들게 마련이다.

그런 호랑이감독에게도 등록선수 15명 중 올시즌 단 한번 인상쓰지 않은 선수가 있다. ‘동심이’ 강혁(25)이 바로 그 주인공.

‘동심이’라는 별명은 어린아이같은 얼굴 때문에 붙었지만 강혁은 마치 유치원생이 선생님 말을 하늘같이 믿고 따르듯 감독이 주문하는 일은 어떠한 경우에도 군말없이 따른다.

게다가 강혁은 포인트가드에서 포워드까지 어느 포지션이나 소화해낼 수 있는 ‘다기능 선수’다. 한마디로 팀 전력에 공백이 생기면 언제 어느 곳이든지 기용할 수 있다.

삼성이 정규리그에서 통산 최다승으로 1위에 올라설 수 있었던 데는 최강의 스타팅멤버 외에 언제라도 즉각 투입이 가능한 ‘올라운드 능력’을 가진 강혁이 있었기 때문.

플레이오프에서도 삼성은 ‘강혁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21일 SBS 스타즈와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이 대표적인 예. 강혁은 센터 이창수와 박상관이 상대 장신선수를 막다가 파울이 늘어나자 2쿼터에서 대타로 들어가 제대로 수비를 한 것은 물론 3점슛 2방 등 8점을 몰아넣으며 공격에도 활기를 불어넣었다. 3쿼터에선 문경은 대신 상대주포 김성철을 전담마크했고 4쿼터에서는 아예 파워포워드로 변신해 팀내 최다인 3개의 수비리바운드를 잡아내며 5점을 몰아넣어 상대추격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도 강혁은 부상한 주희정 대타로 기대이상의 활약을 보였었다. 올시즌 달라진 것은 2년차로서 코트를 읽는 시야가 넓어졌다는 것.

강혁이 이처럼 주전급 식스맨으로 맹활약할 수 있는 것은 신장 1m88로 가드치고는 장신으로 웬만한 상대 포워드와도 키에서 뒤지지 않는 까닭이다.

여기에 육상선수 출신답게 스피드는 물론 점프력도 갖춘 데다 플레이가 적극적이어서 2m가 넘는 ‘장대’들 사이에서도 드라이브인 공격과 리바운드를 따낼 수 있다. 여기에 드리블과 패스능력도 평균이상. 한마디로 3박자를 고루 갖췄다는 얘기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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