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대만 인형무협극<성석전설>

  • 입력 2001년 3월 19일 19시 05분


‘성석전설(聖石傳說)’은 중국 전통 인형극 푸타이시(布袋戱)에 컴퓨터 그래픽을 접목시킨 대만의 인형무협극이다.

푸타이시는 기원전 10세기경부터 기원한 일종의 꼭두각시 인형놀이로 현대에 들어서는 1969년 대만에서 TV 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인기를 끌었다. 이후 한동안 침체됐던 이 장르는 1980년대 중반이후 비디오 및 케이블TV 시장의 활성화와 함께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영화의 각본과 감독을 맡은 황치앙화(黃强華)와 목소리 연기를 연출한 황원치에(黃文擇) 형제는 3대째 푸타이시의 전통을 계승해온 가문의 후손. 이들이 푸타이시를 스크린으로 옮겨 세계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 아래 3년 동안 125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내놓은 첫 영화가 ‘성석전설’이다.

무림를 어지럽히던 악귀를 패퇴시킨 명문정파의 적통 소환진은 악귀가 감춰둔 천문석의 행방을 찾아 나선다. 천문석은 만물의 정기가 담긴 돌로 소원을 빌면 뭐든 이뤄주지만 정작 소원을 빈 사람의 목숨은 앗아가는 신비의 돌. 인간과 귀신의 중간적 존재인 흑골귀일당과 그들에게 인간의 몰골조차 빼앗긴 뒤 잠적해 절치부심해온 검상경 역시 천문석을 노린다.

무협극다운 서사적 재미, 인형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힘찬 액션, 다양한 개성의 인물묘사, 정교한 실물 배경과 현란한 특수효과의 적절한 배합 등은 탄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스타시스템의 총아라 할 무협영화에서 스타배우의 자리를 꼭두각시 인형이 대신한다는 점이다. 스타를 부각시키기 위해 영화의 다른 재미를 희생시켜온 최근의 무협영화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로 스타시스템을 부정하고 나선 것이다. 24일 개봉. 12세이상 관람가.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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