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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19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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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 공안원은 책상서랍에서 전화번호가 가득 적힌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신용카드회사 전화번호 일람표였다. 철도청에서 이런 전화번호까지 역마다 내려보내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공안실에 지갑 분실신고하는 사람이 많기에 필요할 것 같아서 스스로 준비했다고 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배려에 나는 감동했다. 그는 감사인사를 하고 나오는 내게 돈도 없을텐데 택시를 타고 가라며 주머니에서 5000원을 꺼내 주었다. 다음날 갚으러 오겠다고 했더니 다음에 올 기회가 있으면 천천히 갚으라고 했다. 지갑을 분실해 속은 상했지만 이런 분이 있는 세상은 아직 살만하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따뜻해졌다.
오옥희(대전 대덕구 법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