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전 장외경륜장 "동네 망쳐요"

  • 입력 2001년 3월 13일 22시 55분


대전시가 ‘도박도시’로 치닫고 있다.

지난 99년 서구 월평동에 마권장외발매소(장외경마장)가 들어선 뒤 주변이 사행과 유흥 환락가로 변하더니 이번에는 유성구 봉명동에 장외경륜장 공사가 진행되면서 각종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13일 유성구청에 따르면 봉명동 엑스포호텔 옆에 지하 1층 지상 8층 규모의 대단위 장외경륜장이 올 6월 개장예정으로 공사가 진행중인데 개장이후 주변의 주차난은 물론 시민들의 사행심을 부추기는 등 각종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것.

K개발이 문화관광부의 승인을 받아 짓고 있는 이 경륜장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매주 금 토 일요일에 개장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타고 온 승용차로 주변의 교통난이 심각해질 전망이다.

유성구청 관계자는 “경륜장의 주차수용량은 159대에 불과하나 구청에서 자체추산한 하루 고객(2000여명 추산)들의 승용차는 400여대에 이를것으로 전망된다”며 “문제해결을 위해 문광부 등과 여러차례 협의했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성구청이 거둬들일 수 있는 지방세 수익도 연간 8000만원에 그칠것으로 전망돼 경륜장 유치가 지역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관계자는 “경마장과 마찬가지로 경륜장도 시민들의 사행심만을 부추기고 지역자금을 역외로 유출시켜 오히려 지역을 피폐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자치단체는 행정력을 동원해 부작용을 최대한 억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 서구 월평동에 지난 99년 장외경마장이 들어서면서 하루 3500여명의 고객이 몰려 주변 도로의 주차난과 함께 TV화상데이트방과 퇴폐이발소 등 윤락업소도 우후죽순처럼 증가하고 있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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